러시아 정부가 22일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 측이 제의한 '5자 협의'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러시아는 현재 위기를 다루는 데 있어 추가 조치를 결정하기 위한 북핵 5자 협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러시아는 북핵 위기와 관련해서는 외교적 해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북한의 위협은 국제사회에 대한 공개적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 5자 협의 논의는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 시 북핵 6자회담 당사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공동의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강조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도 6자 회담을 그대로 갖고 가는 것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5개국이 어떤 방법을 도출해야 할지 일치된 견해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북한을 제외한 대화 틀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따라서 이날 러시아 외교부의 지지 표명은 5자 협의가 북한을 압박하기보다는 북한을 설득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또한 새로운 협상 틀이 아닌 6자회담 프로세스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우리 측 주장을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재 5자 협의에 대해 아직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중국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모스크바 외교 소식통은 "북한 핵실험 이후 한국과 러시아 양국 외교 채널에서 5자 협의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면서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해온 러시아도 북한을 당장 회담장으로 불러들이기는 현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4일 1박 2일 일정으로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러시아 측 6자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러시아 외무차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6자회담 수석 대표 임명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찾는 위 본부장은 이번 방문에서 5자 협의 문제를 비롯한 안보리 결의 이행과 향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러시아 측과 깊이 있는 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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