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태성 레드힐스 대표 | ||
‘미친 짓’을 권하는 사업을 하고 있나 싶어 이내 마음이 무거워 진다. 결혼의 가치가 훼손 되고 있는 현실이 우려된다. 영화 제목 한 줄이 결혼에 대한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측량할 순 없다. 다만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인구가족복지 측면에서 결혼율의 감소는 출산율과 연동된다. 특히 요즘처럼 결혼은 줄고 이혼이 늘어나는 시대에서는 인구감소라는 사회적 위기로 쟁점화 되고 있다. 지난 반세기에 걸쳐 우리나라는 만혼과 비혼(非婚)이 늘어나고 있다. 결혼에 대한 사회적 가치 변화가 원인이다.
결혼은 사회안전망의 최소단위인 가족 형성을 통해 인구를 재생산하고 사회화시켜 사회를 유지시키는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대가족 사회에서 핵가족 사회로 급격히 이행되면서 개인의 행복이 우선되는 개인주의의 강화로 결혼을 미루거나 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의 가치관이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변한 것이다. 소위 보편혼주의의 퇴색이다. 가부장적 가족의식과 양성평등이란 의식사이에 지체현상이 커짐에 따라 결혼이 ‘절대적인’ 사안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인구 구성원의 사회화와 사회안전망을 짜는데 문제가 생길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결혼의 효용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고민할 때다. 과도한 결혼비용, 가사와 육아, 경제활동 양립 등 남성보다 여성들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결혼은 했으나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는 여성이 많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출산장려금제도다.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지원을 벌여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문제는 출산은 결혼의 후행조건이란 것이다. 바꿔 말하면 결혼은 출산의 선행조건이 된다. 때문에 저출산정책의 해결책은 결혼을 장려하는 것이다. 결혼장려책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먼저 가치관이 회복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결혼이 갖는 진정한 가치와 순기능에 대해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 결혼을 하면 수명이 길어지고 경제적인 이득이 많아진다. 행복도가 높아지고 범죄가 줄어든다. 이러한 순기능 교육과 전파를 통해 결혼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아울러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람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결혼장려금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일부 농어촌 지자체에서는 이미 국제결혼 가정에는 많게는 수 백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제도를 도시로 확대해 결혼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소요되는 예산이 걱정된다면 결혼한 가정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유무형의 가치를 놓고 판단해보자.
결혼이 줄면 인구 또한 감소해 결과적으로 세수 감소와 공공요금 인상, 사회보장 재원 부족이라는 연쇄반응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필요해 진다. 지난 1989년 출산율 ‘1.57쇼크’를 맞은 일본은 엔젤플랜, 신엔젤플랜, 아동육아응원플랜 등 줄기찬 저출산대책을 내놓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 1.34명을 기록했다. 안이하게 생각하다가 너무 늦게 대응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우리의 전경련과 유사한 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은 일과 가정의 양립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근로자를 일찍 귀가시키도록 회원사를 독려하고 있다. 극단적인 처방으로 이민을 받아들이자는 정재계 주장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지난해 출산율 1.19명으로 불명예스럽게(?)도 세계 1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저예산의 출산장려책에만 매달리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정책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근로시간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고사하고 싱글들은 연애할 시간도 없는 현실이다. 이 모두가 결혼에 대한 가치 변화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당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결혼의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한 슬로건 공모에 네티즌들이 ‘결혼은 생명연장’이란 표현을 비롯해 비타민, 행복통장, 愛너지, 오아시스, 재테크, 안전모 등 참신하고 기발한 내용을 올리고 있다. 결혼에는 이 처럼 아름다운 가치가 들어있다. 이를 교육과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널리 알려야 한다. 결혼은 아름다운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김태성 ㈜레드힐스 대표이사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