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시대다. 올해초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최근 다시 70달러로 올랐다. 올해 말이면 80달러 선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말 예상치로 남기를 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쯤 되니 불황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도 속출하고 있다. 타 업체와 차별화를 한다거나 초저가를 내세우기도 한다. 경기침체로 결혼하기 힘든 이들을 위해 주얼리 이벤트를 여는 곳도 있다. 아예 심중에 기대를 거는 경우도 있다. 경기 침체로 몸도 마음도 지친 이들을 위해 옛 향수를 느끼게 하는 복고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추억의 고향 장터를 재현한다.
경기에 민감한 기업들은 나름의 전략으로 험난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체질 개선과 혁신을 내세우거나(한화), 위기를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는(두산)경우도 있다. 때론 신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기도 하고(LS전선) 한국과 중국, 유럽을 잇는 글로벌 생산체제(STX)를 구축하거나,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경쟁력을 키워 불황을 돌파(효성)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세계화 추세에 맞춰 일찌감치 ‘국적의 벽’을 허물고(포스코) 세계와 ‘맞장’을 뜨는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힘든 시대를 무사히 건너기 위한 아이디어나 방법이 다양해졌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비슷한 점이 발견된다. 대부분 위기에도 창의적 생각과 세계를 한 아름에 안겠다는 원대한 꿈을 내세우고 있다. 하긴 불황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도 그리 낯설지 만은 안다. 십여 년 전 크게 데인 적이 있으니 이쯤이야 하는 담대한 마음이 조금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작금의 불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고 있는지 돋보기를 들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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