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공연이 21일 오후 7시 30분쯤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 대운동장에서 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열렸다.
추모공연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친노 인사들과 시민 6000여명이 몰렸다.
유 전 장관은 인사말에서 "고인이 우리 곁을 떠난 지 한 달이 됐는데 아직은 삶과 죽음을 평가할 때가 아니라 기억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라며 "그가 품었던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행사는 연세대 총학생회, 한국예술종합학교 비상대책위원회, 한양대 총학생회(안산), 세종대 총학생회, 성공회대 총학생회 등이 공동 주최했다.
무대에는 가수 신해철(NEXT), YB(윤도현, 박태희, 김진원, 허준), 안치환과 자유, 전인권, 강산에, 뜨거운감자(김C), 윈디시티, 피아, 우리나라,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 이상은 등 11개팀(명)으로 무료로 올랐다.
가수 신해철씨는 삭발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직접 만든 노래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신해철은 공연 도중 자신의 대표곡 중에 하나인 '그대에게'를 노 전 대통령에게 바친다는 뜻을 전하면서 "우리들이 노 전 대통령을 죽였고 그래서 나는 문상도 못 갔고 조문도 못 갔고 담배 한 자락 올리지 못했고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라며 비통한 심정을 쏟아냈다.
이 날 추모행사의 이름은 ‘다시, 바람이 분다'로 지난 2002년 5월 문화예술계를 주축으로 열렸던 공연 '바람이 분다'를 이은 것이다.
당시 떠오르는 대선 후보였던 노 전 대통령에게 희망을 발견한 2만여 관객은 이 공연을 통해 그에게 지지의사를 보낸 바 있다.
한편 이날 공연은 애초 연세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세대측은 다음날인 22일 사법고시 2차 시험을 위한 면한 분위 조성 등을 이유로 콘서트 불허방침을 내려 성공회대로 옮겨졌다.
배우 권해효씨는 이에 관련해 "내일 사법고시 2차 보시는 분들 꼭 좋은 성적 올리시길 바란다"며 "그저 아주 작은 바램이 있다면 좋은 법조인, 부끄러움을 아는 법조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공연장 주위에는 전경 12개 중대 800여명이 인근에 배치됐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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