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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전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단행할 수 있다.
이는 소비와 투자를 다시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인플레이션을 논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은 경기회복에 따른 것만은 아니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와 과잉 유동성,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려는 상품시장 수요가 서로 맞물린 것이다.
주요 상품은 달러화 표시 자산이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그만큼 가격이 뛴다.
과잉 유동성도 경기와 상관 없이 상품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
일단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심리가 확산되면 이를 헤지하려는 수요가 부동산 또는 상품시장에 몰리게 된다.
반면 작년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디플레이션이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각국 경기부양도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 공급한 자금은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각국은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각국 경기부양은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각국 중앙은행이 올해 안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긴축을 단행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세계 경기는 이제 막 침체를 마감하고 있다.
물가상승률 역시 디플레이션을 겨우 벗어나는 정도다.
금리인상을 위해선 전세계적인 수요회복이 전제돼야 한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선 금융ㆍ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통상적인 예상과 경험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야 한다.
일부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 침체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선 금융완화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돼야 할 것이다.
일본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졌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디플레이션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자금흐름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조금씩 반영되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머니마켓펀드(MMF)로부터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연초 이후 글로벌 펀드도 지역별 설정액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
포괄적인 의미에서 달러화 약세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세계 자금 흐름은 채권시장에서 상품ㆍ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하반기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민간 소비수요 회복에 대한 의문으로 아직 뚜렷하진 않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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