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CEO 승계…"배울 건 배우고 권한은 확실히"

2009-06-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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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CEO 지명-임명 시기 효율적 활용이 관건"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채용정보 전문업체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만 미국에서 모두 115명의 CEO가 자리를 떴다.

경기침체로 호황기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리더십이 불능 판정을 받거나 새 도약을 위해 CEO를 교체한 경우가 대다수다. 그만큼 새 CEO가 감수해야 할 책임과 부담이 커졌지만 잡음 없이 CEO 교체를 이뤄내는 일만큼 시급한 일도 없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최근 성공적인 CEO 승계를 위해 전임자와 후임자가 명심해야 할 것 몇 가지를 제시했다.

세계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은 다음달 1일 경영 수장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앨런 래플리 현 회장 겸 CEO는 회장직만 수행하고 로버트 맥도널드 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CEO로 승진하게 된다.

맥도널드는 오래 전부터 래플리의 유력한 후계자로 점찍혔던 이다. 그가 CEO직을 승계하는 데 따른 반발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래플리의 그늘이 너무 짙고 크다는 데 있다. 뛰어난 CEO로 평가받는 래플리 곁에서 30년 가까이 일해 왔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런 경우 조직원들의 혼란을 막으려면 책임과 권한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의 CEO를 지낸 바 있는 빌 조지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래플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이사회와 직원들에게 경영과 관련한 최종 결정권이 맥도널드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임자는 후임자의 멘토나 친구가 돼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래플리처럼 전임자가 회사에 남아있는 경우, 새 CEO는 충분한 권한을 행사하지 못 한다고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임 CEO로 지명된 순간부터 실제 CEO 교체가 이뤄지는 날까지의 기간도 휴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보통 이 기간은 CEO로서의 책임 부담 없이 조직 내외부의 축하를 받는 '허니문' 정도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성공적인 CEO 승계를 위해서는 이사회 등 조직 내부는 물론 외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쌓아 둘 필요가 있다.

이 기간은 또 경영에 전렴하느라 그동안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기업 전반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밖에 포춘은 신임 CEO는 확신을 갖되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맥도널드의 경우 지난 수십년간 전 세계를 돌며 경영에 참여했고 래플리의 노하우도 흡수했다. 하지만 경영 일선에서 제 아무리 두각을 나타냈어도 CEO로서 해야 할 일은 또 다르다는 게 포춘의 지적이다.

래플리 역시 지난달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기고한 'CEO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CEO가 되고 보니 역할이 그동안 해왔던 일과 너무 달라 놀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CEO만이 내부 조직과 외부 세계를 연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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