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15일 지도부 총 사퇴를 선언한 이유가 민투위와의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도부 총 사퇴를 선언하고 공식적인 노조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 내부에서는 그동안 현 집행부에 반대하는 세력 때문에 고민을 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것이 임금 및 단체협상 진행 중에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를 불렀다는 것이다.
윤해모 지부장은 그동안 임단협 과정에서 핵심안건인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등을 놓고 노조 내부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사퇴를 고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쾌도난마’라고 밝힌 노조원은 15일 금속노조 게시판에 올린 ‘금속민투위는 현자지부 조합원 앞에서 석고대죄하라’라는 글을 통해 현대차노조의 모태인 현대자동차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민투위)가 지도부를 흔들어 총사퇴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합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과 직결되는 단체협약을 위한 임단협 시기에 (노조)집행부를 금속민투위는 집행이 불가능하게 흔들어서 이런 불상사를 초래했다”며 “더 이상 더러운 논리로 다른 곳에 책임을 돌리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조직인 집행부를 그렇게 흔들어서 총사퇴 하겠다고 결정되고 나니 금속민투위는 참 좋겠습니다”라며 “누가 차기 집행부를 맡던 차기 집행부도 계속 흔들고, 노란민투위는 과거의 정O득, 김O식처럼 잘라 내버리면서 민투위는 정화해서 깨끗하다고 말하면서 시간 좀 지나면 다시 집행에 도전하는 게 수순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두 달 전 중집회의에서 ‘주간연속2교대를 실시 못하면 집행부를 민투위가 장악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며 “집행부는 4만5000명 조합원들이 민주적인 선거방식을 거쳐 선출한 조합원의 얼굴이자, 우리의 대표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속민투위는 잘못을 뉘우치고, 조합원들에게 석고대죄 해야 한다”며 “조합원들이 어떤 처분을 하던 거기에 따르는 것이 활동가로서의 바른 자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신선’이라고 밝힌 조합원 역시 같은 날 민투위 게시판에 글을 올려 “좌파는 분열로 망한다는 명제는 영원한 것인가”라며 “과거 우리의 희망이었던 조직이 이 모양으로 바뀌다니, 참으로 비통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노조 지부장이 임단협이 진행 도중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실제 사퇴로 이어질 경우 올해 현대차 임단협 일정이 차질을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