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쉬는 여성들 확 늘었다

2009-06-1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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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21만명 감소..남성의 약 3배
20~30대 여성 실업쇼크 직격
전문가 "정부 대책 외 사회적 서비스 비중 높여야"
 
경기 침체 여파로 여성들이 실업쇼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대비 21만9000명 감소한 가운데 이중 96%(21만1000명)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 취업자 감소 규모(8000명)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여성 일자리의 경우 기본적으로 경기상황이 나아져야 해결될 문제지만 구조적으로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노력하는 한편 사회적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에 쉬는 여성 늘어

극심한 경기 침체로 취업을 하지못하고 쉬는 여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세 이상 여성인구 2046만4000명 가운데 경제활동 인구는 1020만3000명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이 49.9%에 그쳤다.

반면 남성의 경제활동 인구는 15세 이상 1956만4000명 가운데 1445만5000명으로 73.9%에 달했다.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컸다. 지난해 10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0.7%(1030만2000명)를 기록한 이후 11월 50.4%(1025만6000명), 12월 48.8%로 50% 아래로 내려간 이래 계속해서 50%를 밑돌고 있다.

5월 여성의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35만7000명(3.6%) 증가했다. 반면 남자는 16만5000명으로 3.3% 증가에 그쳤다.

국회예산정책처 이진우 사회예산분석관은 "여성일자리 특히 20~30대 여성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40~50대의 경우 사회서비스업 종사자가 많아 그런대로 안정세이나 20~30대의 경우 경기침체 영향을 많이 받고 결혼적령기인지라 직장 이탈, 혹은 양육을 위해 취직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30대 여성 실업 심각

20대와 30대 여성이 고용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 이들을 위한 고용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0대 여성 취업자(전년 동월 대비)는 7만9000명, 30대는 14만6000명이나 줄었다. 반면 같은 연령대의 남성 취업자의 경우 20대는 1만명 늘었고, 30대는 6만6000명 감소하는데 그쳐 여성들이 고용시장 위축의 1차 충격파를 남성보다 먼저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여성의 취업자 감소폭은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수준이다. 20~30대 여성의 취업자 감소는 지난해 6월 -4만5000명 수준이었으나 하반기에 급격히 늘어 같은해 12월 -14만5000명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지속된 증가세로 1월 -18만5000명, 3월 -23만명, 5월에는 -22만4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20대 여성의 대졸 취업자가 급감한데다 30대 여성은 비정규직과 자영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고용시장 위축으로 재취업이나 구직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여성도 줄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실업자 통계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직장은 없지만 4주 이상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실업자 통계를 보면 지난달 남성 실업자는 전년 동월에 비해 11만7000명 늘어난 60만7000명인 데 비해 여성 실업자는 33만1000명으로 1년 사이 6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업률도 남성은 4.2%인 반면 여성은 3.2%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남성에 비해 여성 취업자 감소폭이 크지만 실업률이 오히려 낮게 나온 것은 여성들이 구직활동을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로 많이 편입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사회적 인프라 확충 시급"

이진우 사회예산분석관은 "구조적으로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신성장동력, 녹색성장, 의료·교육 쪽 일자리를 신설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특히 사회 서비스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사회서비스 분야의 저임금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를 위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보육시설, 교육, 의료 등을 중심으로 일자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태홍 선임연구원은 "최근 경기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일자리를 보는 여성의 눈높이가 남성에 비해 낮아진 분위기를 보이는 만큼 공공부문, 즉 사회적일자리에 기준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여성인력을 유인하기 위해 훈련 프로그램을 단기적으로 운영하되 신속히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취업정보를 빠른 시일 내 무상으로 제공해야 한다"며 "집안 사유로 지금 당장 퇴직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도 경기가 회복되면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도록 능력개발을 위한 단기적 훈련 프로그램을 신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영백·안광석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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