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아시아 국가들의 국채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P는 전날 낸 보고서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국채 신용등급이 재정 적자로 인해 압박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과 구제금융을 위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S&P는 "최근 지표들을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경기부양과 금융권 지원에 따른 재정 악화는 중기적으로 국가 신용도를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이미 같은 이유로 인도와 대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피지와 스리랑카, 태국은 정정 불안이 국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S&P에 버금가는 신용평가사 피치도 전날 재정 악화를 이유로 말레이시아의 장기 국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다. 피치는 올해 말레이시아의 재정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할 것이라고 점쳤다. 이 나라는 지난해 11월 이후 경기부양에 모두 190억 달러를 투입했다.
필리핀 역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로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S&P는 그러나 호주와 중국, 홍콩은 재정수지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높은 수준의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P는 올해 아시아 지역 기업 파산 건수가 지난 1997~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응탄 S&P 국가 신용등급 담당 애널리스트는 "내년 이후에도 기업 파산 사례는 증가할 것"이라며 "지역 금융시스템에도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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