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로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낙관론과 중국 경제가 상당기간 조정을 거친 후 회복세로 반전하는 'U'자형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신중론이 그것이다.
◇소로스, "中 정부 주도하의 빠른 경제성장"
세계적인 투자 귀재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 소르스퀀텀펀드 회장은 7일(현지시간) 상하이 푸단대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CNN머니가 이날 보도했다.
소로스 회장은 "중국은 세계경제와 증시에 긍정적인 동력이 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힘과 영향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소로스회장은 중국 정부의 광범위한 자본통제와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분리된 중국의 독자적 금융시스템에 주목했다.
그는 "중국 은행은 구제금융에 대한 엄격한 법률제한을 받아 상대적으로 경제회복이 용이한 편"이라며 "특히 중국 정부의 자본통제는 금융기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도록 일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대출을 하라고 지시하면 은행들은 대출에 나선다"며 "이같은 시스템으로 인해 중국은 경기후퇴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로스 회장 역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경제 회복에 대한 몇 가지 의구심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전반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중국에 투자를 안 하는 것보다는 올바른 투자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지난해 발표한 4조 위안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중국 경제를 뒷받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양책이 부적절한 조치로 결론나더라도 추가 부양책을 발표하거나 해외투자 확대를 통한 수출회복을 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경제가 성장하더라도 미국 경제가 부진한 이상 세계 경제 역시 예전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미국 경제의 4분의 1밖에 안 되기 때문에 자동차부문 등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대체할 수 없다"며 "따라서 글로벌 시장의 성장은 과거보다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中발전연구센터, "V보단 U자형 회복 전망"
반면 중국 정부 산하 연구소에서는 중국 경제가 바닥을 쳤지만 고속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2~3년 가량 더 기다려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8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씽크탱크인 발전연구중심의 장웬쿠이(張文魁)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있지만 평평한 바닥을 딛고 올라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경제의 회복 형태가 빠르게 반등하는 'V자'형보다는 완만하게 안정세를 찾는 'U자'형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 연구원은 중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투자, 수출, 소비 등이 모두 좋지 않은 점을 'U자'형 회복세의 근거로 꼽았다.
특히 지난 1~4월 동안 중국의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했지만 대부분 정부의 투자에 따른 것이었다고 장 연구원은 지적했다.
또 같은 기간 수출은 22.6% 줄어드는 등 급감세를 지속하고 있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소비 역시 내수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작년에 비해서는 부진한 상태다.
그는 "중국 경제가 'V자'형이 아닌 'U자'형으로 회복되더라도 향후 2~3년 후 빠른 상승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자동차, 주택, 컴퓨터에 대한 수요는 경제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그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오는 3분기 추가 경기부양책을 공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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