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만 밝힌 LED를 지나 화면 가득 풀 LED가 왔다.” 최근 LG전자의 LED TV 광고 카피다. 여기서 선만 밝힌 LED란 삼성전자의 ‘엣지형’ LED를 뜻한다. 화면 가득 풀 LED는 ‘직하형’ 기술을 채택한 LG 제품을 의미한다.
광고를 보면 ‘화면 가득’ LED를 삽입한 LG전자의 ‘직하형’ 제품이 우수한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난달 LG전자는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자사 LED TV의 화질을 과시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 행사에서 비교군이었던 삼성 제품에게 일반인들의 표가 몰렸다.
모 언론에 따르면 행사를 진행했던 대행사가 사람들이 안 보는 사이 표를 LG 제품에 몰아주려다 시민들에게 발각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LG전자가 강조해왔던 ‘화질의 우위성’이 무너진 것은 물론 회사의 신뢰성 역시 상처를 입은 모양새다.
한편 LG전자가 240㎐(초당 240장의 이미지를 노출하는 방식)급 LED TV를 출시하는 당일에 삼성전자가 240㎐급 LCD TV를 출시한다고 발표하는 일이 있었다. 이는 경쟁사의 신제품 효과를 반감하기 위한 대표적인 ‘물타기’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240Hz 기술에 대해서도 “실제로 120장의 이미지를 제공하지만 백라이트를 점멸해 240장으로 착각하도록 하는 방식”이라며 ‘짝퉁 240Hz’ 설을 주장하고 있다.
경쟁사 기술의 진위 및 성능 여부를 경쟁사가 평하는 것은 상도의에 맞지 않다. 특히 LG전자에 따르면 이 기술은 이미 국제공인을 통과한 제품이다.
지난 1분기 삼성과 LG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성과는 양사의 경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들의 경쟁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3D 디스플레이,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및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과 LG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차세대 기술은 해외 기업들이 더 많이 갖고 있는 형세다.
한국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삼성과 LG, 양사의 경쟁이 감정싸움이 아닌 기술 위주의 ‘진검승부’로 승화해 양사와 한국 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경쟁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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