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세 확연
-시장 점유율 증가·'윈도7' 출시 등 긍정적 신호
-넷북의 노트북 시장 잠식 등 악재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향후 하드웨어 시장 역시 부진할 것이라며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점유율 강화, 가격 상승세 이어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지난해 1분기에 D램 시장에서 각각 34.3%, 21.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덕분에 국내 기업의 D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보다 5.1% 올랐다. 3년 동안 지속돼온 치킨게임에서 승기를 잡은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Gb DDR2 D램의 고정가격은 1.13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0.81 달러까지 하락했던 D램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낸드플래시 제품 가격을 살펴보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달 16Gb MLC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는 지난해 12월 1.65 달러에서 7개월 만에 4.22 달러로 크게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도체 시황이 이어지면 2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흑자기조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적자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지난 1분기에 각각 6500억원, 51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반도체 산업의 회복세는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7’을 선보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신규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기적으로 하반기에 PC시장이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D램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환율효과 소멸 등 부정적 요인도
문제는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생산량을 줄였던 해외 경쟁사들도 가동률을 높일 것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회복세를 보였던 반도체 가격이 다시 하락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최근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에게 반사이익을 줬던 환율효과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경쟁사들이 100% 선을 넘나드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동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13%, 39%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기술우위를 통한 원가절감효과도 있지만 국내 기업의 손실이 적었던 것은 환율효과가 한 몫 했기 때문이다.
저사양 부품으로 구성된 넷북이 최근 노트북 시장을 대체하는 것 역시 부담이다. 넷북은 기존 노트북에 비해 사양이 낮다. 이 때문에 D램 사용량 역시 노트북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특히 넷북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고사양 D램을 적용하지 않는다.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판매가는 전년대비 22.4% 줄어든 198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권오현 사장 역시 “메모리 반도체 시황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연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시황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시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업계의 설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시장 수요가 증가할 경우 반도체 가격은 빠르게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3년 동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해외 경쟁사에 비해 선전하며 체력을 비축했다”며 “시장이 상승 반전되면 그 과실의 대부분은 국내 업체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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