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권 '신주' 잘 나가네

2009-06-0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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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자본 확충 요구액 초과 달성

미국 정부가 19개 대형 은행을 상대로 벌인 자본 건전성 평가(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자본 확충을 요구받은 은행들이 정부가 요구한 금액보다 더 많은 자본을 조달했다고 월스트리트(WSJ)이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날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키코퍼레이션 등 4개 금융 기관은 모두 87억 달러 어치의 보통주를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19개 은행들이 지난달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 이후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650억 달러를 넘겼다.

여기에 비정부보증 채권 발행,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등에 따라 확충된 자본을 더하면 19개 은행의 자본 확충 규모는 850억 달러를 웃돌게 된다. 미 정부는 19개 은행 가운데 10개 은행에 모두 746억 달러의 자본 확충을 요구했다.

신문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의 금융주 기피 현상이 심각해 자본 조달이 여의치 않았다며 투자자들의 이같은 추세 전환은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신주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자본을 확충하기 매우 쉽다"면서 "투자자들이 신주를 왕성한 식욕으로 먹어치우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금융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경기 바닥 신호가 잦아졌고 주가수익률(PER)로 볼 때 금융주가 크게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특히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 기관투자자 등이 은행들이 발행한 신주를 매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인 아팔루사매니지먼트의 데이빗 테퍼 사장은 "은행주 '아마겟돈' 상황이 끝났다"며 "실적과 관련해 오는 2011년과 2012년 은행산업은 시장에서 가장 저평가된 부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팔루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선트러스트뱅크, 피프스서드뱅크 등 은행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윌러임 뮤터펄 리드스미스 로펌 변호사는 "최근 금융상황에 대해 낙관하고 있지만 문제점 역시 상존해있다"면서 "아직 주택 압류 건수도 감소하지 않고 있고 은행들의 대출 품질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은행들이 내년까지 4700억 달러의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경제 상황이 더 악화되면 손실 규모가 64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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