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친이계 등 소장파·친박이 '엇박자'…내부 분열 가속
지도부의 전면 사퇴를 요구하는 한나라당 쇄신특위(위원장 원희룡 의원)의 압박이 당 안팎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당 내부에선 이번 당·정·청 쇄신안과 ‘당 지도부 물갈이론’을 둘러싸고 지도부, 친이(친이명박)계 등 소장파, 친박계가 엇박자를 내는 형국이다.
일부 친이계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론에 동조한 가운데 특위는 ‘사퇴하지 않으면 특위를 해체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당 지도부와 친박계는 각각 다른 입장을 고수, 6월 임시국회를 맞기 전 한 차례 분란이 예고된다.
친이계의 경우 지도부를 비롯한 대다수 의원들이 현 체제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친이계의 핵심이었던 공성진 최고위원, 차명진 의원 등 친이재오 계열, 특위 원희룡 위원장·정태근 부위원장 등 소장파가 지도부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친이계 핵심이면서 이명박 정부 ‘개국공신’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또 이러한 쇄신 분위기는 나머지 친이계 의원들에도 번져가는 형국이다.
실제로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는 3일 의원총회에서 “지금 국민은 한나라당과 정부, 청와대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며 “이제 당·정·청 쇄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4일 연찬회를 통해 지도부 교체론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이 같은 당 분위기에 박희태 대표 등 지도부는 당황하면서도 현 체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박 대표의 경우 10월 재보선에서 원내진입과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바라는 상황에 도중하차가 달가울 리 없다.
박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소장파인 남경필 의원이 조속한 지도부의 결단(사퇴)을 촉구하자 “(쇄신특위로부터)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그러나 지도부가 곤혹스런 입장인 것은 사실인 만큼 4일 연찬회 결과 후엔 어떻게든 쇄신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경우 특위를 통해 지도부 개편에 대해서는 찬성하나 조기 전당대회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언뜻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보이나 “비주류인 것은 사실인 만큼 상황을 지켜본 뒤 어부지리를 취하자는 심산”이라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실제로 친박계는 이정현 의원 등 일부 특위 소속을 제외하곤 현 정국에 대해 입을 굳게 닫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이상득 의원도 힘을 잃은 마당에 ‘여의도 실세’ 박근혜 전 대표도 지금 당을 위해 할 일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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