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과 KB금융이 유상증자설로 주식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 했다.
이 여파로 외환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과 KB금융은 전날보다 각각 5.70%와 1.51% 하락했다. 하나금융(-5.85%)과 신한지주(-1.56%) 기업은행(-0.60%)도 모두 떨어졌다.
우리금융과 KB금융이 금융시장 안정을 이용해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란 소식이 이런 약세 배경으로 꼽혔다.
원ㆍ달러 환율 안정을 바탕으로 은행주가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여 왔지만 증자를 실시한다면 주가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여기다 분위기에 편승해 나머지 은행도 자본확충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보태지면서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은행권 유상증자에 대해 증권가는 장기적으로 자본을 튼튼히 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단기적으론 주가가치 희석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은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금융이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을 현실화하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유상증자는 주가가치 희석과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시장이 좋아졌다고 자본부터 키우자는 식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지주사가 증자를 검토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밝지 않다는 의미"라며 "향후 부실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한 사전 준비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자본을 확충하려는 이유가 신규사업 진출이나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인수ㆍ합병(M&A)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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