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클라우드컴퓨팅 새 서비스 창출 수단으로

2009-06-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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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정보기술연구소장 겸 CTO 박승안 전무

   
 
박승안 삼성SDS 정보기술연구소장 겸 CTO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과 새로운 서비스 창출 수단으로서의 클라우드 컴퓨팅

불과 3년 전인 2006년 9월, 구글의 한 엔지니어의 상상력으로 시작된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개념이 올 한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이렇게 주목 받는 이면에는 기술적인 측면 보다 장차 IT 서비스의 페라다임을 바꾸며 무수히 많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 자체로서는 실체가 아닌 개념일 뿐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는데 이 점이 IT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 대상이 서버나 스토리지 같은 인프라스트럭쳐인지,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인지, 아니면 특정한 소프트웨어인지에 따라 (Infrastructure-as-a-Service, Platform-as-a-Service, Software-as-a-Service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고 각각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차이가 많기 때문이다.

클라우드컴퓨팅의 바탕이 되는 인프라스트럭쳐 부분에는 매우 복잡한 기술적인 요소들이 개입된다.


예컨대 물리적인 자원을 묶어 여러 개의 논리적인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또는 그 반대의) 가상화 기술, 지역적으로 분산된 자원들을 통합해서 묶어 주는 그리드 컴퓨팅 기술 등이 그것들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클라우드 컴퓨팅이 중요해 지는 이유는 이런 기술적인 요소들이 아닌 실제 서비스와 관계되는 어플리케이션, 심지어는 이 어플리케이션과 관련되는 인포메이션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들까지도 구매나 소유 개념이 아닌 서비스로 빌려 쓰는 개념으로 바뀐다는 점이 중요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정의는 많이 존재한다. 가트너나 포레스터 같은 리서치 전문기관에서의 정의와 구글 같은 서비스 기업, 또는 하드웨어 벤더들이 말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정의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는 서비스를 보는 대상과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클라우드컴퓨팅의 본질적이고 공통적인 개념은 '서버·스토리지·프로그램과 같은 IT 자원들을 구매해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 받는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클라우드컴퓨팅이 주목 받게 된 이유에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예를 들어 △자체적인 데이터센터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데 따른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 △어플리케이션에서 다루는 데이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 △많은 조직들이 생존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혁신과 협업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유연성 있는 IT 자원이 필요한 점 △전기료 같은 에너지 코스트가 계속 증가하는 반면 탄소배출과 같은 환경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는 점 △산업구조가 복잡해 지면서 다른 업종간에 걸친 공통적인 서비스가 필요해진 점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으로 성능과 가용성이 엄청나게 향상되었다는 점 등이다.
 
이러한 점이 지금까지 막대한 투자를 통해 독점적인 IT 자원을 확보하고 운영하던 방식에서 Shared Service 방식의 클라우드컴퓨팅 개념에 눈을 돌리게 만든 원인들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효과는 IT 자원에 대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과 신규 IT자원 증설을 위한 투자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한 IT 자원을 간편하고 싸게 빌려서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은 IT 서비스를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획기적인 방법임에 틀림 없다.

경제성 관점에서 볼 때 클라우드 컴퓨팅의 본질은 IT 자원과 사용자의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에 있다. IT 자원의 활용도는 일정한 것이 아니고 기복이 있게 마련인데 자원 소요량이 정점에 이르는 경우에도 필요한 만큼 쉽게 대처할 수 있다. 새로운 서비스나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도 큰 위험 부담 없이 IT 자원을 지원받을 수 있고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따른 골치 아픈 기술적 문제에서 해방될 수 있다.

예컨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세금 서비스를 위해 막대한 IT 자원을 필요로 하는 국세청의 경우 연말정산이 집중되는 연초 한 두 달간 IT 자원의 가동률은 정점에 달하게 된다. 그러나 그 밖의 기간에는 자원의 활용도가 피크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또 기상청의 경우 태풍이 발생하는 여름철에 평소보다 훨씬 많은 기상 관측과 시뮬레이션 작업이 필요하다고 할 때 이들 두 기관의 IT 자원을 통합해 Shared Service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것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경제학이다.

결국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클라우드컴퓨팅은 기업이나 조직이 필요로 하는 IT 자원을 조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최근 들어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의 영역에 매우 중요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프라스트럭쳐·플랫폼·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를 생각해 왔지만 앞으로는 비즈니스프로세스까지 서비스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프라·플랫폼을 빌려 쓰고 심지어는 소프트웨어까지 빌려 쓸 수 있다면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비즈니스프로세스까지도 서비스 형태로 빌려 쓸 수 있게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컴퓨팅 스타일 관점에서 보던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라는 용어보다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의 클라우드서비스라는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여진다. 

클라우드컴퓨팅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가지 새로운 서비스들이 계속 나타날 것이고 이른바 'Everything-as-a-Service'의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클라우드 컴퓨팅이 처음에는 기업이나 조직에서 필요한 IT 자원을 싸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측면에서 출발했으나 앞으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의 혁신과 새로운 서비스 창출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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