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청라지구 등 일부 지역의 현상을 가지고 과열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무리다. 요즘 소비자들은 상당히 똑똑하다. 청약자들이 몰리는 것은 그만큼 투자의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열이나 투기를 얘기하려면 소위 '묻지마 투자'현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 그런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섣불리 나섰다간 오히려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요즘 분양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청라지구 청약열기에 대해 얘기를 하다 나온 한 부동산 전문가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아직도 안심할 수 없는 단계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컨데 지방 미분양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얼마전 정부가 인천지역 청약현장에 대해 점검을 실시했다. 투기단속이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없는지 또 거래상황은 어떤지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를 투기단속으로 받아들였고 분양을 앞두고 있는 건설사들은 다시 시장이 얼어붙지 않을까 잠시 긴장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후 진행된 계약이나 청라지구 동시분양 모델하우스에도 인파가 몰리면서 이러한 우려는 해소됐다.
정부의 현장점검도 별다른 이슈없이 막을 내렸다. 점검내용 보고도 끝마쳤지만 보고에 따른 후속 대책이나 주문은 없었다고 한다. 아직은 걱정할 것이 없다고 정부가 판단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도 부동산 시장이 아직 활실히 살아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특정 지역의 상황만을 가지고 또 다시 규제의 칼을 들이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6월 부동산 시장은 오랜만에 2만가구가 넘는 물량이 쏟아진다. 월 단위로는 올들어 최대 물량이다. 게다가 분양물량 가운데 상당수가 인천청라를 비롯해 김포한강신도시, 광교신도시 등 핵심지역이다. 6월 분양시장의 청약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청라에서 출발한 열기가 서서히 확산되면서 전체 부동산 시장의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것은 정부나 업계 모두가 희망하는 사항이다. 하지만 희망대로 이뤄지기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은 그 어느 곳보다 민감한 시장이다. 금리변동에 따라 출렁이고 경기변화와 심리, 특히 사회적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쉽지 않다.
"청라지구 같은 곳은 사실 돈이 보인다. 양도세도 없고 전매제한도 줄어들었다. 게다가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도 훨씬 싸다. 2~3년만 기다리면 돈이 보이는데 누가 안들어가겠는가. 문제는 지방이다. 실물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구조조정 작업도 마무리 안됐다. 이런 상황에서 청약열기가 국지적으로 끝나버리면 후유증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의 얘기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두 가지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특정지역의 청약열기가 과열이나 투기로 이어지는 것도 막아야 하겠지만 국지적인 청약열기가 갑자기 식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전체 시장의 냉각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6월 청약결과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