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분양 대박. 미분양 점진적 감소. 요즘 수도권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한 기대와 미분양 부담으로 신규분양을 늦추고 있다. 반면 미분양 주택 털기에 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은 신규 분양 주택의 인기가 높아지는가 하면 중장기적으로 집값 불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규 주택건설 물량이 줄어들 경우 2~3년 뒤에 주택수급 불균형 현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인허가 38.9% 감소…중장기 집값 불안
건설사들이 신규주택 건설을 계속 미루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인허가 실적은 37만1000가구로 1998년 30만6000가구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 1~4월 주택건설 인허가 물량은 5만33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8만2406가구)에 비해 38.9% 감소했다.
대형건설사 가운데 5월말까지 재건축·재개발 물량을 제외한 일반물량 분양에 나선 건설사는 거의 없다.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모두 일반분양은 하반기로 미루고 있다.
경기침체로 미분양을 우려해 분양을 미룬 탓도 있지만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한 기대심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작년말부터 추진해온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곧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신규분양을 늦추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는 6월 임시국회에서도 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되 못할 경우 주택공급 위축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건설사 주택영업담당 임원은 "분양가상한제 실시 후 많게는 몇 천억원의 손실이 나타나고 있는 사업장도 있다"며 "이는 건설사들이 적극 나서서 주택사업을 해야한다는 당위성을 갖지 못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분양 주택 소진…부동산시장 회복?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 정부와 건설업체들이 다양한 혜택을 쏟아내면서 미분양이 4월부터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부분 미분양으로 남아 골머리를 앓게했던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에서 물량 소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GS건설의 '일산 자이 위시티'는 4683가구 중 95%가 팔렸고, 벽산건설의 '블루밍일산 위시티'도 분양률이 93%를 넘었다. 김포 한강신도시 '우남 퍼스트빌'도 연초 분양률 70%에서 최근 90%에 이렀다. 검단신도시 인근 오류지구인 금호건설의 드림파크어울림도 계약률이 90%를 넘었다. 용인에서도 신봉, 성복, 동천지구에 남아있던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와 건설사의 마케팅 전략에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대표는 "인천 청라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난 회복조짐이 시중에 나도는 유동성 자금과 맞물려 미분양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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