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삼국지 '은행 vs. 보험 vs. 증권' 어디가 좋을까?

2009-05-3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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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취급 금융기관별 차이를 알고 상품별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직장을 은퇴 이후 노후보장을 위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인 퇴직연금을 잘 운용하는 곳은 어딜까.

31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권에 따르면 확정급여(DB)형은 주로 은행이, 확정기여(DC)형은 생명보험사의 운용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과 생보사 간의 전통적 투자 성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대부분 시중 은행들의 DB형 퇴직연금수익률은 1.50%를 웃돌고 있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부산은행(1.88%)이었고 대구은행(1.79%), 우리은행(1.76%), 외환은행(1.6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수협(1.18%)이었고 산업은행(1.35%)도 비교적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들 은행의 수익률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에서 3분의 1 이하로 떨어진 수준이지만 생보사나 증권사에 비하면 선방했다.

같은 기간 생보사 중에서 교보생명(1.72%), ING생명(1.83%) 등은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은 각각 1.43%, 1.56%를 기록했고 신한생명(1.42%), 금호생명(1.37%), 흥국생명(1.19%), 동부생명(1.18%) 순이었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증권사의 DB형 수익률은 극명하게 갈렸다. 교보증권(0.96%), 하나대투증권(1.03%) 등은 큰 이익을 못 낸 반면 대신증권(5.77%), 대우증권(2.86%), 미래에셋증권(3.06%) 등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은행이 여타 금융업계에 비해 DB형 수익률이 다소 나은 것은 은행의 보수적인 투자성향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DB형은 퇴직 이후 받는 연금 수령액이 미리 확정된 형태라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은행들의 전통적 투자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보험사나 증권사는 고금리를 추구하는 고객의 니즈(Needs)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소 무리한 투자에 나섰다 손실을 본 경우가 발생했다.

실제로 DC형의 경우 생보사 및 증권사가 낸 수익률이 은행에 비해 전체적으로 0.20~0.30%포인트 높았다.

대한생명이 올 1분기 2.01%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 삼성생명(2.15%), 미래에셋생명(2.36%), 메트라이프(2.30%) 등도 높게 나타났다.

증권사의 경우 굿모닝신한증권(2.88%), 신영증권(2.59%) 등 대부분 2.00%대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냈다. 삼성증권(3.16%)과 한국투자증권(3.87%)은 3.00%대를 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에 가입할 때 자신의 성향과 업계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DB형은 안정중시형 근로자에게, DC형은 이직이 잦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얻고 싶다면 우선 DB제도에 가입하고,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개정되면 추가로 개인퇴직계좌(IRA)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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