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투신자살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당일 노 전 대통령의 행적을 전면 재수사키로 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남경찰청은 26일 당시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모 경호관의 진술 내용 중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이 부분을 재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사건 당일인 23일,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이모 경호관과 20여분 간 담소를 나누던 중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린 틈을 타 투신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MBC 9시뉴스 보도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부모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법당에 들러 마지막으로 마음을 정리한 뒤 부엉이 바위로 가 투신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오전 6시 30분께 정토원에 들렀으며, 이모 경호과장에게 자신이 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고 법당 원장이 계신지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는 당일 부엉이 바위를 등산하다 혼자 걷고 있는 경호관으로 보이는 사람을 만났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에 따르면 이 목격자는 "당일 6시 20분쯤 경호관으로 보이는 사람을 만났다"며 "아침 일찍 리시버를 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경호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목격자는 또 "이 사람과 30여미터를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눴지만 부엉이 바위에 도착해서는 노 전 대통령은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이같은 MBC 취재 결과가 사실이라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초 유서를 처음 발견한 박 모 비서관 등 2명을 조사하기로 했지만 관계자들이 바쁜 관계로 수사를 미뤘다.
경찰은 이후 경호원의 수행경로와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을 재조사 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경찰은 세영병원에 CCTV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인근 도로 주변 CCTV를 확보하는 한편 투신 직전 등산에 있던 등산객이 누구인지 탐문 중이다.
이에 대해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경호관의 진술이 한번 번복된 전례가 있고 그 경호관에게 다시 진술을 듣는다더라도 체계적으로 맞는지 조사할 처지가 아니다"며 "경찰의 최종적인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 측 인사들은 최종적 결과 후에 필요할 경우 다시 입장을 밝힌 다는 계획이다.
김해= 김종원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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