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공급, 금리인하 주자 유인 못해…이탈 확률은 낮아
한동안 우리 금융시장에 외국자본의 대규모 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외국자본 유출입 패턴 변화에 대한 분석과 시사점'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각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200년대 초중반과 같은 대규모의 국내 주식투자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선진국의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조치는 자국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신흥시장인 우리나라의 투자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것.
연구원은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 시장에 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연구원은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자본이 대큐모로 이탈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우선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국제투자대조표상 외국인의 주식투자 잔액이 이미 2005년 수준으로 하락했다.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도 유가증권 시장 4월 말 기준으로 2000년 수준인 28.9%로 하락했다.
또 채권시장도 내외 장단기스프레드차와 내외 금리차가 현재와 같이 유지된다면 외국자본의 급격한 이탈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외국자본의 채권 투자 규모는 우선 내외 금리차에 의해서 발생되는데, 내외 금리차가 크기 않을 때는 국내외 장단기스프레드 격차에 따른 재정거래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내외 장단기스프레드차는 지난해 4분기 급격히 축소됐지만 올 들어 서서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자본의 성격은 2000년대를 기점으로 크게 변화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전에는 대출금 등 기타 투자가 대다수를 이뤘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주식 및 채권시장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04년을 기점으로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투자가 주식 중심에서 채권 중심으로 바뀌는 조짐이다.
우리나라 외국자본의 투자는 성숙시장 투자자가 대부분으로 선진국과의 금리차, 자본 조달 비용, 선진국의 투자유동성, 신흥국의 안정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2003년께 외국자본이 국내 주식시장에 꾸준히 유입된 것은 같은 기간 미국 등 선진국의 낮은 금리에 따른 자본 비용 하락과 안정적인 국내경제에 따른 것이다.
다만 2005년 이후부터는 선진국의 금리가 또다시 오르고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이 확대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이탈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채권 시장은 자본비용과 유동성 등이 기본 요인이지만 재정차익(국내 장단기 스프레드 - 해외 장단기 스프레드) 기회 등도 중요한 결정요인이다.
한편 연구원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외화차입에 대한 규제 등 외환시장 규제는 신중하게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6년 이후부터 국내 금융기관의 단기차입과 외국인 채권 투자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송민규 KDI 연구위원은 "외국자본의 유출입은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 시장의 변동성과 연계돼 있다"며 "외환차입에 대한 규제 등 외환시장 규제 변경은 금융시장간 연계를 충분히 고려해 결졍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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