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가스公 등 요금인상보다 자구노력이 먼저

2009-05-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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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서민가계에 주름살을 지울 전망이다. 지난해 유가 폭등 때 공공요금 동결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고 공언했던 정부가 환율과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자 전기와 가스요금을 인상하겠다는 것.

한국전력공사는 흑자 전환의 기회를 전기료 인상에서 찾겠다는 방안이다. 지난해 2조9000억원의 손실을 낸데다 올 들어 1분기에만 1조원의 손실을 추가함으로써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전기요금 9%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국회에 출석한 김쌍수 한전 사장은 "연료비 상승 등으로 적자 폭이 커져 올해 17.7%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했다"며 "올해 안에 9% 인상을 정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도 마찬가지. 가스공사 역시 올 들어 미수금만 3조5000억원, 현재까지 총 5조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떠안고 있다.

과도한 미수금 회수를 위해서는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있다. 부채비율은 400%가 넘는다.

이로써 공공부문 전체가 부실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불투명한 경영, 부진한 구조조정, 납품비리 등에 따른 문제다.

지난해 11월에도 전기와 가스요금은 각각 4.5%, 7.3% 인상된 바 있다.

경기가 어려운 지금 이들 공사의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은 서민들이 지게 됐다. 안 그래도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인상되고 실질소득은 줄어들어 서민 가계가 울상 짓는 마당이다.

지난 14일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물가인상과 임금삭감 등으로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준 상황에서 전기와 가스요금 인상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너무 크다"고 지적한 바도 있다.

전기, 가스요금 인상은 다른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항상 민감한 사안이다.

소비자들도 인상에 따른 또 다른 소비자물가의 상승 전초단계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해당 공사들은 요금 인상 지연으로 경영난을 토로하고 있어 무작정 인상불가를 주장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정부는 전기와 가스요금을 올려야 한다는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말하고 싶다. 그런 공감한 적 없다고. 기울어진 한쪽 어깨를 위해 이들 공기업들도 고통을 감내하는 자구노력을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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