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정상화 3~4년 걸려"-WSJ

2009-05-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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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이코노미스트 설문

미국의 경기침체는 올 가을 안에 끝나겠지만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3~4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52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오는 8월 미국의 경기 후퇴가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기준으로 1.4% 감소해 전 분기 6.1% 감소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3분기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2%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점쳤다.

조사 대상 가운데 거의 절반 가량이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앞으로 3~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고 4분의 1 이상은 5~6년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는 4월 소매판매 실적 등이 반영되지 않아 경제 정상화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전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4월 소매판매는 0.4% 줄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치솟고 있는 실업률도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4~9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63만7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주일만에 3만2000명 늘어난 것이다.

한편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식료품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하지만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PI는 0.1% 증가해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경기후퇴로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된 결과다.

이같은 경제지표가 발표되기 전에도 이코노미스트들은 저축이 늘어나는 반면 소비 심리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자 중 4분의 3이 최근 저축률이 상승하는 것은 미국인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하기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

웰스파고의 스콧 앤더슨은 "저축률은 버블 이전 수준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업률 증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경기회복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대개 실업률이 올해 말 9.7%로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4월 기준 미국의 실업률은 8.9%다. 이들은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서더라도 향후 1년간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들은 다만 금융부문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폈다. 조사 대상의 3분의 1은 최근 완료된 대형 은행들에 대한 자본 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가 체계적인 진행 과정 속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호평했다. 또 절반은 리스크가 남아있다 해도 테스트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루 크랜들 라잇슨 ICA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 전 잠시 불확실한 상태일 때 은행들은 대차대조표에서 부실자산을 청산하며 자본 확충의 난관을 통과했다"며 "테스트 결과 발표 시기가 매우 적절했다"고 말했다. 

응답자 중 50%는 미국의 재정 및 통화 확대 정책이 지속 가능한 경기회복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27%는 정부의 대책이 경기를 부양시키고는 있지만 이같은 효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 대해서도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의 재임 가능성을 점친 응답자가 72%에 달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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