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전년도에 10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생명은 2008 회계연도 순이익이 전년(7146억원) 대비 84.2%(6016억원) 급감한 11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충당금을 3491억원이나 쌓은 것이 직격탄이었다. 삼성생명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금융위기 발생 후 가격이 떨어진 일부 해외채권의 평가손실을 당기손실로 반영해 충당금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6개월 넘도록 50% 이상의 손실이 지속될 경우 평가손실로 반영한다"며 "이는 다른 회사의 '70% 이상 평가손실'이나 '신용악화 여부에 대한 자체 판단' 등에 비해 엄격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어닝쇼크'로 삼성생명은 그룹 내 금융계열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하게 됐다.
삼성화재는 지난 회계연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며 59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삼성카드(2577억원), 삼성증권(2255억원)도 삼성생명을 크게 웃도는 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삼성생명 자산은 전년 대비 5조3000억원 증가한 121조7000억원으로 늘었으며 지급여력비율도 240%를 기록해 국내 생명보험사 평균(180%)을 웃돌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에 충당금을 많이 쌓아 향후 금융시장 여건이 악화되더라도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정상화하면 올해 손실로 잡은 외화자산에서 특별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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