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4분기에 투자·소비 내년 본격 회복

2009-05-1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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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5.5%·수입 4% 플러스 전환...실업률은 3.8%까지 상승
내년 세계경제 2% 성장...환율·물가·고용 등 내수 안정될듯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4일 발표한 경제전망은 우리 경제가 올해 4분기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타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판단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날 KDI는 올해 우리 경제가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 연간 경제성장률이 -2.3%를 기록하지만 내년에는 세계경제의 회복세에 힘입어 3.7%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시작되는 만큼 유동성 흡수책 등 위기 이후를 위한 정책들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KDI 올해 성장률..1월 0.7%에서 -2.3%로 하향

KDI는 올해 분기별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분기에 -4.3%에 이어 2분기 -4.1%, 3분기 -3.4%, 4분기 2.7%가 되면서 연간 -2.3%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월 KDI가 전망한 0.7%에서 낮아진 것이지만 정부(-2.0%)나 한국은행(-2.4%) 전망치와 다를 바 없다.

4분기를 플러스 전환 시점으로 본 것은 작년 4분기에 -3.4%로 급락한데 따른 기저효과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분기 대비로는 1분기에 0.1%로 플러스로 전환된 상황에서 2~4분기에 각각 0.9%, 0.8%, 1.0% 등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수출은 금액기준으로 3분기 -22.5%에서 4분기 5.5%로, 수입도 마찬가지로 3분기 -30%에서 4분기 4%로 각각 4분기에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설비투자는 하반기에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되지만 연간으로는 작년 대비 -16%로 추락하고 민간소비도 다소 회복하더라도 연간 -2%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3.8% 수준까지 상승하며 취업자 수는 연평균 15만명 내외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원자재 가격과 환율의 하향 안정 등에 힘입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6%에서 올해 2.8%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눈에 띄는 대목은 경상수지 흑자폭이다. 원자재 가격 안정과 내수 부진 등에 따른 수입 급감으로 208억 달러의 흑자를 내다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와 같지만 110억~181억 달러로 본 국내 연구기관이나 160억 달러로 본 정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 내년부터 본격 회복국면.. 3.7% 성장

세계경제의 회복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 경제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돌입할 전망이다.

KDI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올해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국면이 이어지지만 2010년에는 완만한 속도로 회복될 전망이다. KDI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1% 내외, 내년 2% 내외가 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른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3.7%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요인들의 점진적 완화와 세계 교역 여건 개선 등으로 내수 및 수출이 정상화되면서 성장률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추세를 띤다는 의미다.

김현욱 KDI 연구위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에 한국 경제 성장률을 1.5%로 본 것은 교역량 위축이 내년에도 심각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IMF가 국제금융시장 상황이나 교역 위축을 너무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는 회복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소비는 환율, 물가 및 고용상황 등 경제 여건이 안정됨에 따라 소득증가율과 유사한 수준의 회복세를 보이고, 설비투자는 올해 급속히 위축됐던 설비 투자 수요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비교적 큰 폭의 증가세가 예상됐다.

건설 투자는 사회 인프라(SOC) 관련 공공 부문의 투자 규모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민간 건설 부문의 부진이 점차 개선되면서 전년의 증가세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경상수지는 수출 부문에서 상당한 수준의 회복이 예상되나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흑자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 수지는 흑자 규모가 올해보다 줄어 21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수출이 내년에 15% 내외 증가하고 수입 역시 2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비스·소득·경상이전수지는 환율 안정 및 내수 회복으로 적자 규모가 110억달러 내외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업률은 경기 회복에 따라 고용 여건이 점차 개선돼 3.5% 수준으로 낮아지고 취업자 수는 20만 명 내외 증가하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하향 안정되면서 2% 중반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 회복 이후 대책 미리 준비..유동성 흡수책 등

KDI는 이처럼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시작될 것이라며, KDI는 경기 회복 시점 이전에 위기 이후를 위한 정책들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확장적 통화 정책'을 유지하되 경기가 회복되기 이전이라도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고 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등 유동성을 흡수할 대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이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인만큼 중소기업 대출을 무조건 확대하기보다는 옥석을 가려서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한계기업이 퇴출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이와 함께, 경기가 나아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구조조정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되고 위기 이후에 강한 체질을 가진 경제가 될 수 있도록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재정 정책에 있어서도 경기 회복 시점에 맞춰 확장적 재정정책을 정상화해 중장기적인 재정 안전성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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