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대형주가 코스피로 옮기는 사례가 잇따라 변동성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는 대형주가 대거 이탈한 뒤 중소형주만 남게 되면 작은 재료에도 지수가 급등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키움증권은 전날 이사회를 열어 코스피 이전을 선언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기준 시가총액 1조858억원으로 코스닥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량 대형주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는 이달 29일 정기주주총회에 코스피 이전 상장안을 제출한 뒤 상장심사를 포함한 관련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9월 코스닥을 떠나게 된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코스피 이전을 선언한 곳은 키움증권이 유일하지만 작년에 굵직굵직한 대장주가 대거 이탈한 뒤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작년까지 코스닥 시총 10%로 줄곧 선두를 지켜 왔던 NHN과 아시아나항공, LG텔레콤, 부국철강이 줄줄이 코스피로 이전했다.
이 여파로 코스닥 시총은 2007년 말 99조원에서 작년 말 44조원으로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대형주 이전은 기관 투자자 이탈로 이어져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대형주가 잇따라 빠져나감으로써 기관이나 외국인이 시장을 외면할 수 있다"며 "이는 개인 비중을 높여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투자 비중이 높은 개인이 시장을 주도할 경우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변동성 지표인 시총회전율은 작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400%에서 전달 말 현재 1000%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시총회전율은 연간 거래대금을 시총으로 나눠서 구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변동성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총에서 1.37%를 차지하는 키움증권이 빠진다고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간판기업이 연이어 코스피로 이전하는 현상은 시장을 술렁이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한 방안을 당국도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덕윤 한국거래소 코스닥총괄팀장은 "코스닥도 코스피200 같은 벤치마킹 지수를 만들어 기관이나 외국인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해 기업 특성에 따라 그룹을 분류하는 소속부 제도 또한 이르면 연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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