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경기회복 변수되나

2009-05-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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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자 외환당국이 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환율 급락은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을 주고 수입을 늘리는 효과를 내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우리 경제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환시장의 지나친 쏠림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시장의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 국내외 요인 복합적 작용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9.1원 하락한 1,237.9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1,282원에 거래되면서 1,200원대로 주저앉은 뒤 계속 떨어지면서 작년 10월14일 1,208원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넉 달간 줄곧 1,300원 선 밑으로 내려오지 않았고, 최고점인 3월2일(1,570.30원)을 전후한 20일간 1,500원을 웃돌던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정부는 이런 급격한 원화 강세가 밖으로는 미국 금융시장, 안으로는 국내 주식시장, 경상수지, 외환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가깝게는 지난 7일 미국 19개 대형 금융회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로 금융시장을 압박하던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견해가 확산한 것이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울러 국내 경제 지표들이 지난 2~3월부터 일부 호전 조짐을 보이면서 '바닥론'이 퍼진 것도 국내 증시 급등세와 환율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한국 경제가 가장 빨리 바닥을 딛고 일어설 것이라는 인식은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빠져나갔던 외국인들이 다시 국내 시장에 돌아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는 양상이다. 달러 품귀현상을 빚었던 작년 9월 이후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더욱이 외국환평형기금채권 30억 달러 어치를 발행했고 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도 숨통이 트였다. 그동안 고환율로 수입이 급감, 경상수지도 지난 3월에는 사상 최대인 66억5천만 달러의 흑자를 내면서 외화보유액이 늘어나고 있다.

◇ 수출에 악영향?..정부 "환율 쏠림 때 대응"
정부는 이 때문에 환율 상승 요인보다는 하락 요인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4월부터 이뤄진 외환시장 호전, 외국인 주식 순매수 등의 요인들이 5월에 크게 반응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방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GM 사태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은 해결 방향에 따라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환율 급락세가 이어지고 낙폭이 가파르면 상황은 달라진다. 1,200원 선이 붕괴하며 추락할 경우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인식이다.

실제 그동안 고환율이 세계시장이 가라앉는 상황 속에서도 수출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하고 수입 수요를 줄이면서 무역수지 개선에도 보탬이 됐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어느 정도 고환율을 용인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았다. 아울러 국제유가마저 배럴당 60달러선을 넘보면서 부담스러운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환율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에 대해서는 추이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너무 급격히 올라도 문제지만 너무 급격히 떨어져도 문제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환율은 안정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너무 빨리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환율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급등이나 급락 등 쏠림현상이 있을 경우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통해 적절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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