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증가세, 10개월째 둔화

2009-05-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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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유동성 증가세가 10개월 연속 둔화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 에 따르면 통화량 지표인 M2 증가율 3월 현재 지난해 동월 대비 11.1% 상승했다.

지난해 5월 15.8%까지 상승했던 M2 증가율은 6월 15.1%, 7월 14.8%, 8월 14.7%, 9월 14.5%, 10월 14.2%, 11월14.0%, 12월 13.1%, 1월 12.0%, 1월 11.4%로 10개월째 둔화세를 잇고 있다.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M2 증가율은 10%대 중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국제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며 외국으로부토의 통화 공급은 증가했으나, 기업에 대한 신용공급 등이 둔화하면서 M2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 원화대출 증가액은 3조2181억원으로 전달(2조724억원) 보다 늘었지만 전년 동기(10조9000억원)에 비해서는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중소기업 대출은 신용보증 지원 확대로 지난달 3조1990억원 늘었고, 대기업 대출은 회사채 시장 호조로 대출 수요가 감소하며 191억원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감소하며 3월 1조9000억 원에서 4월 1조1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광의통화에 만기 2년 이상인 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 평잔)도 지난 3월 8.4%로, 지난해 9월 12.2%, 10월 11.9%, 11월 11.4%, 12월 10.4%, 1월 9.2%, 2월 8.8%에 이어 6개월째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반면 결제성 금융상품만으로 구성되는 M1(협의통화, 평잔)은 전년 동기 대비 대비 14.3% 증가했다. 이는 2005년 8월의 14.4%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전년 동기 대비 M1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5.2%에 불과했지만 올 1월 8.3%, 2월 9.8%에 이어 3월 두자릿수를 나타내는 등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시중 자금이 투자처를 잃고 수시입출식 예금과 같은 은행 결제성 상품에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3월 법인세 납부를 위해 기업들이 자금을 마련해 놓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은행 수신은 3월 5조1000억원 감소에서 4월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이 3월 1조원 감소에서 4월 4조1000억원 증가로, 양도성 예금증서(CD) 발행액도 같은 기간 9000억원 감소에서 4월 3조5000억원 증가로 반전했다.

한은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고금리 정기예금을 재유치하는 대신 빠져나간 자금을 CD 발행을 통해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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