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해고하는 만큼 인력 뽑는다"

2009-05-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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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후퇴, 인력 구조 변화 일으켜 기존 인력 가르치느니 해고하고 다시 뽑아

세계 최대 항공기 메이커 보잉은 올해 1만명의 인력을 감원할 계획이다. 감원 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4500명이 상업용 항공기 부문 인력이다. 보잉은 다른 한편에서는 1500명의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기계, 전기, 소프트웨어 등 분야도 다양하다. 새로 충원되는 인력의 상당수는 방위사업 부문에 배치될 예정이다.

보잉이 상업용 항공기 부문 인력을 줄이는 것은 경기 불황으로 항공사들이 주문을 미루고 있는 탓이다. 보잉은 내년 중순부터 보잉777 기종의 생산을 줄일 예정이어서 감원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매출 실적이 좋은 방위사업 부문 인력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릴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인력 충원과 해고를 동시에 단행하고 있는 것은 경기후퇴가 기업 내 인력 구조에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기술을 중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런 만큼 기존 인력 가운데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잡아 두거나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한창이다.

로리 클레처 캘리포니아 주립대(산타 크루즈) 경제학 교수는 "기업에서 해고되는 이들은 기업 성장에 필수적인 기술이나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월 미국 실업자 수는 65만1000명이었지만 같은 달 새로 고용된 이들도 440만명에 달했다.

피터 캐플리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휴먼리소스센터 이사는 "과거에는 기업들이 능력이 처지는 직원들을 재훈련하거나 재배치했지만 이제는 이들을 해고하고 사람을 새로 뽑는 게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해고와 충원을 동시에 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MS는 이미 5000명의 인력을 줄였지만 핵심 투자 부문인 온라인 검색과 클라우드컴퓨팅 부문 인력은 2000~3000명 늘릴 예정이다.

미국 최대 통신기업 AT&T도 마찬가지. 이 회사는 올해 유선 사업 부문 기술자 등 전체 인력의 4%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하지만 무선과 인터넷, 텔레비전 등 고부가가치 사업 부문에는 3000명을 새로 뽑아 배치하기로 했다. 마이클 코 AT&T 대변인은 "이같은 변화는 산업 전반에 일고 있는 일대 변혁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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