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엑소더스' 이렇게 막아라

2009-05-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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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으로 기업들의 해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불만이 태산이다. 해고 대상에서 제외된 많은 인재들이 원하지 않는 자리에서 해고된 동료들의 일까지 떠맡고 있기 때문이다. 대량 해고와 연봉 삭감으로 회사에 대한 충성도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이들은 경기가 좋아지길 손꼽아 기다리며 이직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미국의 소규모 투자자문사 10곳 이상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융위기 조짐이 나타난 지난 2007년 여름 이후 수백명의 인력이 월가를 떠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주말 기업이 핵심 인재의 '엑소더스(대탈출)'를 막고 성장 동력으로써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비결 몇 가지를 소개했다.

피터 캐플리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교수는 "불황에 따른 고용주들의 행동에 실망한 이들이 많다"며 "고용시장이 되살아나면 상당수 직장인들이 자리를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능력있는 인재들이 이직을 꿈꾸는 것은 불황 속에서도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경쟁사들이 경제위기로 고전하고 있는 사이 인재 확보를 통해 시장의 판세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금융위기의 충격이 덜했던 유럽 투자은행들의 경우 월가의 고위급 핵심 인재들을 꾸준히 영입해왔다.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로스차일드가 9명, 크레디트스위스 6명, 도이체방크는 12명의 월가 고급 브레인을 흡수했다.

신문은 불황기에도 몸값을 높이고 있는 유능한 인재의 유출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회사 내에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데이비드 루윈 UCLA 경영대학원 앤더슨스쿨 교수는 "상당수 직장인들은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원하지 않는 업무를 참고 견디겠지만 경기가 회복될 때는 그 이상의 것을 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 캐플리 교수는 "직원들이 기업의 큰 그림을 이해하고 기업의 미래에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되면 불황 속에 소원해진 고용주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재를 놓치지 않으려면 직원들의 사기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지금처럼 신경써야 할 게 많고 일손이 딸리는 시기에는 직원들의 사기 파악을 인사부의 업무로 돌리기 쉽다. 그러나 인사부는 비용 절감을 위해 구체적인 설문조사보다는 입소문에 의지해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평가할 수밖에 없어 임원들은 결국 직원들의 사기에 대해 더욱 깜깜해질 수 밖에 없다.

이 밖에 신문은 불황으로 몸값이 떨어진 외부 핵심 인재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인재풀을 업그레이드해 채용 프로그램을 정교화하라고 조언했다. 또 개인보다는 팀으로 구성된 인재를 고용하라고 강조했다. 한 명의 스타급 인재보다는 다른 기업에서 입증된 인재팀을 영입하면 경쟁사들에 비해 몇 배의 성장 동력을 얻는 셈이기 때문이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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