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2008년 미국 10대 주요 금융기업 CEO들은 현찰과 주식,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으로 모두 5억6000만 달러를 챙겼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이 1조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면서 일부 기업이 10위권 밖으로 밀린 것과 대비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이는 CEO들에 대한 보상 시스템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시스템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나 CEO들이 챙긴 보상이 합리적인 것이었는지를 비판하기는 쉽지 않다며 뉴욕에 본사를 둔 보험 지주회사 앨거니의 보상 시스템을 수용할 만한 사례로 소개했다.
이 회사는 CEO에 대한 경영성과 인센티브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CEO 실적을 동료 CEO그룹과 비교하지 않고 있을 뿐더러 결과가 후에 나쁘게 나온 때에는 지급된 보너스를 회사가 회수할 권한을 갖고 있다.
앨거니가 미 증권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웨스턴 힉스 CEO는 지난 2005년 이후 모두 2800만 달러를 챙겼거나 챙길 예정이지만 주주들은 이에 대한 불평을 토로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지난 2005년 이후 2008년까지 앨거니 주가는 연평균 1.7% 상승했다. 반면 다우존스의 동종 부동산 및 재난 관련 업종지수는 2.7% 하락했다. 올 들어서도 앨거니 주가는 8.3%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다우 재난관련 업종지수는 13.8% 떨어졌다.
신문은 '주식회사 미국(Corporate America)'의 기업들이 임원 보상제도에 있어 앨거니를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많은 CEO들이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고도 현금 보너스를 챙기는 데 혈안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또 기업들의 경영진 보상 규모는 물론 그 실적평가 과정에 일관성이 없을 뿐더러 기업들이 평가에 너무 조바심을 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의 기업자문 전문인 딜로이트컨설팅과 전미 스톡플랜프로페셔널협회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 81%가 3년 미만 실적치를 주식 인센티브 부여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21%는 단 1년의 실적만으로 '성과 주식'을 주고 있다.
이에 반해 앨거니는 주당 장부가치의 4년 평균 상승률을 기준으로 경영진의 인센티브를 측정하는 등 보상 시스템을 장기적인 관점에 운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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