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 은행권이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났다는 은행 규제 당국의 낙관론에 또 다시 찬물을 끼얹었다.
FT는 6일자 렉스칼럼에서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는 한국 은행 규제 당국의 판단은 시기상조"라며 "부실 대출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충당금도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증가세에 있는 실업률과 악화되고 있는 기업 실적 탓에 한국 은행들의 부실 채권 비율이 올 1분기에만 0.33%포인트 오른 1.47%를 기록했다"며 "부실채권 증가와 저금리로 인한 순이자수익 감소로 은행들의 수익이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T는 한국 은행들의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분의 3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FT는 또 시중 은행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이 오히려 은행들의 부실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가 자본과 대출 보증 등을 통해 은행을 지원하면서 중소기업 대출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1분기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의 2.5% 정도가 부실화됐다는 것이다.
이밖에 FT는 외국 은행들이 대출 장부를 줄이면서 외채 상환을 미루고 있는 사이 아시아에서 유독 한국 은행들만 예금액보다 대출 규모가 더 크다며 한국이 대출을 늘리려고 해외 은행에서 빌려온 자금만 지난해 말 기준 3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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