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금융시장이 28일 비교적 큰 폭으로 흔들렸다.
코스피지수는 1,300선으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로 상승하는 등 오랫만에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SI의 경우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하지만 않는다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흔들린 금융시장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9.59포인트(2.95%) 떨어진 1,300.24로 마감됐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달 30일의 40.05포인트 이후 가장 크다.
원.달러 환율은 13.4원 상승한 1,356.8원에 종료됐다. 지난 1일 1,379.50원 이후 거의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24일(-14.70원), 27일(-14.27원) 등 2영업일 연속 내렸다가 다시 상승으로 돌아섰다.
해외시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232.57포인트(2.67%) 급락한 8,493.77, 토픽스지수는 21.11포인트(2.53%) 빠진 811.99로 장을 마쳤다.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는 108.32포인트(1.90%) 하락한 5,596.73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 현재 중국상해종합지수는 0.27%, 싱가포르지수는 1.35%, 홍콩 항셍지수는 2.50% 각각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떨어졌다.
이에 앞서 전날 미국의 다우존스산업지수는 0.64%, 나스닥종합지수는 0.88% 각각 내렸다.
◇ SI에 美 은행 부실 우려가 악재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SI 확산 등에 대한 우려로 뉴욕 주가가 하락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도 SI 의심환자가 발생하면서 주가와 원화 가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 정부가 금융기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씨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에 자본 확충 필요성을 통보했다는 소식도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GM대우차의 선물환 계약 만기연장이 진통을 겪고 있는 점도 달러화 매수심리를 부추기면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SI 확산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등에 대한 우려가 환율 상승을 자극한 것 같다"며 "GM대우차의 선물환 만기가 3개월 정도 연장되더라도 이후 다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경기침체에 따른 자동차 수출 감소 역시 환율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흐름과 관련, "SI 창궐에 대한 우려 등이 증시에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SI는 사스의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투자심리에 한동안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증시 급락요인으로는 미국의 금융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팀장은 "경제지표의 질적인 측면들이 주가상승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지난 주말까지 상장사의 1분기 실적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 "단기적 영향 그칠 것"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SI 충격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경상수지 흑자기조 등 환율 안정 요인이 우세하고 증시도 최근 급상승한데 따른 조정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고유선 이코노미스트는 "SI 영향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동안 상승 속도가 빨랐던데 따른 조정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조정이 있겠지만 추가 상승 여지가 있어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의 배민근 선임연구원은 "기존에도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SI로 무역이나 인구 이동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심리에 일부 반영된 것 같다"며 "지금은 위험이나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SI라는 우연적인 요소에도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그러나 "예전의 조류인플루엔자 때처럼 단기적으로 시장이 출렁이더라도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수석연구원은 "SI 여파로 외국인 투자가 위축되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지만, 환율이 1,400원 선을 뚫고 올라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SI가 진정되면, 해외자금 공급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점차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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