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에 지급결제 운영권 부여 곤란"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27일 한국은행에 지급결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운영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한은법 개정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진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전체 지급결제제도의 운영 책임과 권한은 정부에 있고 어음법과 수표법 등 관련 법률을 통해 정부가 규율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되는 한은법 개정안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성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 제도의 운영, 관리에 관한 기준을 제정하고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평가 및 지도를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한국은행은 123개 은행 및 비은행이 참여하는 거액결제 시스템을 관장하며 소액결제는 금융결제원, 증권 결제는 증권예탁원에서 각각 운영한다.

한은법 개정안은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한국은행이 전체 지급결제제도 운영기관 및 참가기관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와 서면조사, 현장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 위원장은 "한국은행이 운영하는 결제시스템에 참여하는 금융기관말고도 증권, 보험, 신협, 새마을금고 등 2천여 개 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검사권과 함께 시정권한도 갖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개정법이 통과되면 한국은행은 지급결제제도 참여기관이 자신이 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기관에 시정을 지시할 수 있다. 시정 조치를 받은 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즉시 이행해야 한다.

한은법 개정 목적이 통화신용정책 수립과 지급결제시스템 안정을 위한 정보취득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은행이 통합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과 비슷한 수준의 감독과 검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진 위원장은 "(금융 감독당국과의) 정보공유에 관한 것이라면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면서 개별 금융회사의 정보가 어디까지 필요한 것인지, 필요한 자료의 범위에 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제도 운영상의 문제로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는 국회 재정위에서 촉발됐지만 정부 조직개편과 맞물린 문제로 국민 여론과 금융회사 의견 등도 충분히 수렴해가며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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