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장핑 주임이 지난해 8월 23일 워커힐에서 양해각서 체결식을 가졌다. |
SK텔레콤이 컨버전스 사업을 발판으로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중국시장을 주목, 다양한 컨버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유무선 컨버전스(융합)를 넘어 산업간 컨버전스를 통해 신규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포화상태에 이른 이동전화 사업의 성장 한계를 인터넷과 컨버전스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또 “매년 신 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50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최소 3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와 여러 분야를 합친 컨버전스 상품을 선보였다. 컨버전스 분야는 모바일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엔터테인먼트, 텔레매틱스, 티켓솔루션, 음악, 게임 등 다양하다.
SK텔레콤은 중국 무선인터넷 시장 공략을 위해 오는 10월 소액결제와 이모티콘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
특히 SK텔레콤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SK텔레콤은 무한한 성장성을 지닌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텔레매틱스, 음악 사업, U-시티 등에서 사업기반을 확보했다.
지난해 2월 중국 GPS업체인 이-아이(E-eye) 까오신을 인수해 텔레매틱스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텔레매틱스란 차량 도난방지, 위치관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SK텔레콤은 텔레매틱스의 위치관제 직영 네트워크를 올해 3개에서 7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B2B고객을 물류직과 경찰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월에는 TR Music에 지분을 투자하고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성공을 꾀하고 있다. 리위춘, 아두어, 만원진 등 중국 가수들의 음반을 제작, 발매하고 디지털 음원, 잡지발행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SK텔레콤은 올해 판권 확대를 통한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음악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중국 음악시장 사업의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과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관련 회사와 협력해 디지털 콘텐츠, 유통 경험을 공유하고 시장 분석을 함께 진행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북경시와 함께 국제 디지털창의 및 산업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하고 2013년까지 이좡신도시에 콘텐츠와 산업디자인을 핵심으로 하는 유-시티(U-City)를 조성한다.
SK텔레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좡신도시를 디지털 콘텐츠를 핵심으로 하는 랜드마크로 키워나감으로써 국내외 콘텐츠 산업 발전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및 심천시와 한-중 정보통신 기술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을 가지고 중국의 '하이테크 혁신(高技術創新) 국가 프로젝트’에 협력했다.
‘고기술 창신 국가 프로젝트’는 중국 최초로 심천, 홍콩, 마카오를 아우르는 지역 통합 도시를 건설해 IT혁신, 정보화, 신대체 에너지, 바이오 분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기술을 개발·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 중 심천 지역의 IT혁신기술 기반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게 됐다.
SK텔레콤, 발개위, 심천시는 3자간 협력 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5년간 장기적인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요 추진 활동으로는 △RFID, 차세대 통신, 부가서비스 분야의 기술개발 협력 및 산업화 촉진 △TD-SCDMA 발전 지원 등 정보통신 영역 협력 △RFID·USN 및 스마트카드를 활용한 결제시스템 구축 등 도시 정보화 협력 △양국 정보기술 교류 및 인재교육 협력 등이 포함됐다.
고기술 창신 국가 프로젝트는 SK텔레콤이 TD-SCDMA 개발 협력에 이은 발개위와의 두번째 전략적 프로젝트다. SK텔레콤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중국 정부와의 협력 강화와 텔레매틱스 등 현재 진행중인 컨버전스 영역에 대한 사업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4년 3월 차이나유니콤과 무선인터넷 합작사인 'UNISK'를 설립한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 콘텐츠 등 부가서비스 개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 10월에는 소액결제와 이모티콘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이 분야에서 전년대비 40~50% 이상의 매출 성장과 6배 정도의 이익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또 올해 차이나유니콤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임대(ASP) 사업자로서 자리매김해 향후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지 사업자·규제 넘어야할 벽
SK텔레콤은 중국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실감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중국 컨버전스 시장은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강력한 현지 사업자들과 까다로운 규제가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외국 사업자로서 보다 효과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핵심, 지원, 미래 투자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참여와 공유로 대변되는 웹 2.0 시대를 지나 앞으로는 개인의 콘텍스트의 수집과 활용을 통한 ‘추천’ 및 ‘개인화’가 주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이를 중심으로 한 컨버전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영역별로는 고객 확보의 기반이 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이를 가치로 전환하는 커머스를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영역을 핵심 영역(Core)으로 추진한다.
인터넷 영역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 사업과 한국의 선진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사업(텔레매틱스, 티켓 솔루션)을 지원 영역으로 추진한다.
또한 다양한 영역에서의 기회 탐색을 위해 소규모 투자도 병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망사업자 (MNO), 온·오프라인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중국 컨버전스 영역에서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중국에서 선보인 인터넷 오픈마켓 '치앤쉰 닷컴'을 5년내 쇼핑몰 선두권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
- 20~30대 패션전문 쇼핑몰 SKT '치앤쉰 닷컴' 오픈
SK텔레콤의 중국 컨버전스 사업은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무선인터넷에서 유통과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으로 그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에서 인터넷 오픈 마켓 '11번가'를 선보인 SK텔레콤은 최근 중국에서도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 쇼핑몰은 '치앤쉰(千尋)닷컴(qianxun.com)'으로 한국, 미국, 유럽 지역의 다양한 의류 및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패션 중심의 구매대행 전문 쇼핑몰이다. SK텔레콤은 대도시의 소비능력을 갖춘 20∼30대 소비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쇼핑몰 구축 및 운영 지원 업체인 코리아 센터의 중국 법인인 PRMAX를 인수했고 이 회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를 전면적으로 개편해 치앤쉰 닷컴을 오픈했다.
코리아센터와 해외 구매대행 업체인 WizWid도 이번 사업에 참여해 각각 한국의 상품과 미국, 유럽의 상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의류뿐 아니라 향후 화장품 등 패션과 관련이 높은 상품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여행, 문화 등 다양한 부가 상품을 취급해 올해 1억 RMB(한화 약 190억원)의 매출 규모를 달성하는 등 5년 이내 '치앤쉰닷컴'을 중국 내 인터넷 쇼핑몰 선두권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이석환 SK텔레콤 차이나 홀딩 컴퍼니 이사장은 "실력있는 파트너사와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중국 시장 및 고객의 특성을 잘 아는 현지 전문가를 적극 영입할 것"이라며 "국내에서의 11번가 운영 경험을 살려 품질, 가격, CS 등에서 기존 중국 쇼핑몰과는 차별화된 쇼핑몰로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사업도 본격 시작했다.
지난해 1월 세워진 베이징 싸이더스HQ는 스타 마케팅 에이전시로서 방송프로그램 기획과 투자 등 콘텐츠 사업을 진행한다.
올해 싸이더스HQ는 한류 동영상 포털인 '신한선(新韓線)을 오픈하고 중국 내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또 지난해 5월 게임개발, 공급업체인 ‘매직그리즈(Magicgrids)'를 설립하고 1인칭 슈팅 게임인 `패트릭스(The Patrix)'를 서비스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 게임 사업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신규 게임 서비스 2개를 런칭하고 댄스, 캐릭터, 1인칭 슈팅 게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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