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 가운데 75%가 단기성 자금인 것으로 나타나 돌발 악재가 나타날 경우 대규모 자금 이탈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3조461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달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 가운데 75%가 조세회피지역과 세금혜택국가에서 들어온 단기성 자금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이 발표한 3월 외국인 투자자 증권매매동향을 보면 바하마, 버뮤다, 버진제도를 포함한 조세회피지역 자금이 전체 순매수자금 가운데 48%에 달했다.
여기에 국외 소득에 과세하지 않는 홍콩ㆍ말레이시아계 자금까지 합치면 비중이 75%까지 늘어난다.
국가별로는 영국계 자금이 순매수 규모에서 가장 컸다.
영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11%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따라서 이 자금은 본국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장기 성향이 강한 미국계 자금은 오히려 2589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올해 들어 증시 상승을 주도해 왔다"며 "세계 증시가 다시 조정 국면을 맞이한다면 외국인 이탈로 한국 증시도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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