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 '전과'도 전방위적 브랜드 파워의 효과?

2009-04-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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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중국 런민왕(人民網)은 'LG가 중국 시장 전면 공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런민왕은 "가전 전품목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삼기위한 LG의 적극적 행보는 일부 브랜드들이 해외시장에서 위축된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분명 대조된다"고 전했다.

런민왕은 '인민일보'로 우리 귀에 익숙한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웹사이트다. 런민르바오가 중국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신문인만큼 런민왕도 뉴스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자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LG전자 브랜드 인지도를 조사하기 위해 런민왕을 둘러보던 중 가전 카테고리에서 LG와 관련, 흥미로운 '사건일지'를 찾아볼 수 있었다.

2007년에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된 이 사건은 상하이(上海) 소재 한 특약 수리점 책임자였던 리(李)씨가 폭로한 내용으로 시작된다.

리 씨에 따르면 LG전자는 1998년부터 자그마치 8년간이나 반품된 제품을 수리, 새 제품으로 둔갑시켜 정상 판매해왔으며 현지 법인은 물론 LG 한국 본사도 이 내용을 알고 있었으나 숨겨왔다는 것이다.

런민왕 사이트에는 수리 제품이 새 제품으로 재탄생하는 지하 공장 입구 사진이 걸려있음은 물론 결재 도장까지 또렷하게 찍힌 LG전자 본사 보고용 내부 보고서가 한 장 한 장 사진에 담겨 공개되어 있다.

이 사건에 대한 LG전자의 공식입장으로는 "관리상의 책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는 발언과 "더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는 사건"이라는 발언이 전부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조사 도중 LG전자의 CRT TV 13개 TV 모델 60여대가 부품 불량으로 화재를 일으켰으며 이 역시 은폐됐다는 내용, 탈세 증거 확보 등이 밝혀지며 사건은 더욱 확대된다.

치욕스런 '전과 기록'이다.

당시 중국 소비자들은 하나같이 울분을 터뜨리며 LG 제품에 대한 불매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최근 중국 시장에서 LG전자의 휴대폰, 냉장고, LCD TV 등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당월 최고 인기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불과 2년 전의 기억을 뒤엎을 만한 LG의 인기비결, 브랜드 파워의 근원은 과연 무얼까?

하나 더 흥미로운 점이라면 국내 포탈 사이트에서는 이와 관련된 뉴스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거다.
이것도 전방위적 브랜드 파워의 효과로 볼 수 있을까?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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