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잘재잘 '트위터' 미국이 통했다

2009-04-2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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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방문자 1347% 급증…'트위터 혁명' 비결은?

   
 
트위터 공동 설립자인 에반 윌리엄스(사진 오른쪽)와 비즈 스톤
정계에서부터 연예계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이 '트위터(twitter)' 열풍에 휩싸였다. 트위터는 한국의 '싸이월드'처럼 인터넷에 글을 올릴 수 있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다.

그러나 140단어(byte)로 제한된 글을 컴퓨터는 물론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올릴 수 있고 이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싸이월드나 여느 블로그와 다르다. 새의 지저귐이라는 트위터의 의미처럼 미국인들은 트위터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쉴새 없이 재잘거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다.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라는 문구로 당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최근에는 영화배우 데미 무어의 16세 연하 남편 애시튼 커처가 미 CNN방송과 트위터의 '등록 수신자(follower·1촌 개념) 모으기' 경쟁에서 승리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은 그야말로 '트위팅'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트위터를 함께 설립한 에반 윌리엄스(37)와 비즈 스톤(35)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독특한 이력과 '트위터 혁명'의 바탕이 된 기업가 정신을 소개했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트위터가 미국에서 이처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트위터의 파급력이 그만큼 상당하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다수의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한다는 점에서 마케팅 및 의사소통 방식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트위터를 통해 오고 가는 단문들은 주변인들의 소소한 일상은 물론 사회적 이슈까지 포함하고 있어 '21세기형 여론 매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 뭄바이 테러나 허드슨강 비행기 추락 사고 등의 소식은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세상에 알려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트위터 열풍의 진원지가 이제 겨우 세 돌을 갓 넘긴 신생 기업이라는 점이다. 직원 수도 30명 안팎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미 전역에서 하루 평균 2000만명 이상이 주고 받는 단문의 송수신을 처리하고 있다.

트위터의 성장 속도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닐슨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47만5000명에 불과하던 트위터의 순 방문자수가 1년만에 무려 1374% 급증한 700만명으로 불어났다.

보통 닷컴기업 창립자들처럼 윌리엄스와 스톤 역시 대학을 중퇴했다. 틀에 박힌 제도권 교육에서 벗어나 자신의 적성에 맞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전문 영역을 개척한 사례다.

윌리엄스는 네브라스카대 재학 시절 전공 선택을 거부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수업을 등한시하다 결국 재적됐다. 이후 그는 1996년 한 미디어·컨퍼런스업체의 마케팅 담당으로 사회에 첫발을 디딘 뒤 1999년 경영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파이라랩스'를 창립했다. 이어 파이라랩스가 개발한 노트테이킹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블로거닷컴'을 개발했고 이 프로그램은 구글이 거액을 들여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도 매사추세츠대를 다니다 말았다. 그래픽과 영화에 관심이 많았지만 주의가 너무 산만했던 스톤은 대학을 벗어나 웹디자인과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붙여 재능 개발에 몰두했다. 이후 스톤은 구글에서 만난 윌리엄스와 의기투합해 지난 2005년 트위터의 전신인 오데오를 인수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오데오의 주력이었던 인터넷 자료 정기구독 서비스인 팟캐스팅 부문을 접고 소셜네트워킹 프로그램 개발에 전력을 쏟아 오늘의 트위터를 탄생시켰다.

신문은 트위터가 휴대전화와의 연계를 통해 일반 블로그와 차별을 시도한 것은 이처럼 한 곳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이들의 기업가 정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블로그와 휴대전화의 접목은 하나의 메시지가 수신자로 등록된 수천명의 회원들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전달되고 이에 대한 댓글이나 논의가 확산돼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트위터 혁명의 기초가 됐다는 지적이다. 마치 자유연상처럼 아이디어가 줄기를 뻗어나가는 트위터의 소통 방식은 소셜미디어 기업을 추구하는 윌리엄스와 스톤의 기업가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일각에서는 트위터가 뚜렷한 수익 창출 모델이 없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는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의 장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탈공간성이라는 인터넷의 장점과 동시성이라는 휴대폰의 강점을 적극 활용한 트위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크다. 트위터는 최근 한 벤처캐피털로부터 3500만 달러 규모의 세번째 펀딩에 성공했고 구글의 트위터 인수설도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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