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 닫아도 브랜드는 산다"

2009-04-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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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극심한 침체에 빠져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의 브랜드는 살아남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샤퍼이미지와 리넨스앤싱스, 서킷시티 등 파산한 미국 소매업체들의 브랜드 관련 권리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전했다.
 
금융서비스업체인 힐코트레이딩컴퍼니의 한 사업부문인 힐코컨슈머캐피털과 기업청산전문업체인 고든브러더스의 고든브러더스브랜드는 샤퍼이미지와 린넨스앤싱스, 봄베이 등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최근 매입했다.

샤퍼이미지 브랜드는 미국의 대표적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와 JC페니, 가구업체 베드배스앤비욘드에서 이미 사용 중이다. 린넨스앤싱스 브랜드를 사용한 웹사이트 엘앤티닷컴도 운영되고 있다. 침실 및 욕실용품으로 유명한 엘앤티닷컴은 새 브랜드를 통해 장남감과 애완동물 및 유아용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봄베이 브랜드는 가구류에 사용될 전망이다.

제이미 솔터 힐코컨슈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힐코와 고든브러더스가 샤퍼스이미지와 린넨스앤싱스, 봄베이 등 3개 브랜드를 매입하는 데 1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며 "향후 5년간 샤퍼스이미지와 린넨스앤싱스 브랜드를 통해 연간 10억 달러 상당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힐코는 2년 전 웨인스타인컴퍼니과 제휴를 맺고 세계적인 패션브랜드 할스톤을 인수하며 브랜드 사용 권리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브랜드 거래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회생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6개월 동안 본격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11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서킷시티 또한 문을 닫았지만 다음달 11일 경매입찰을 통해 인터넷 PC 판매업체 시스티맥스에 브랜드를 매각하기로 하고 파산법원에 승인을 요청했다. 브랜드 경매는 최소 650만 달러부터 시작해 시스티맥스에 낙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티맥스는 지난해에도 파산한 전자유통업체 컴프유에스에이의 브랜드를 3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현재 24개의 독립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제 라이선싱산업제작협회 대변인은 "기업들은 파산한 기업들의 브랜드를 인수해 새로운 의미로 정의하고 있다"며 상표권 매매 과정에서 기존 브랜드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를 내놓은 파산 기업들은 건물 임대료와 직원들 임금 걱정 없이 매각한 브랜드로부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시스티맥스의 경우 서킷시티 브랜드를 매입하게 되면 향후 30개월간 이 브랜드를 통해 발생하는 매출의 1.75%를 로얄티로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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