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밝힌 1분기 실적을 두고 증권가에서 평가가 갈리고 있다. 부산 센텀시티 개점과 신세계마트 합병 효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해서다.
14일 증권업계와 신세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로 전년동기대비 11.6% 증가한 2조48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9% 늘어난 2107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좋아진 실적만큼 신세계 주가는 못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는 전달 2일부터 이날까지 40만3000원에서 46만7000원으로 15.88%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이 기간 코스피가 26.30% 오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익률이다.
증권가에서 신세계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쪽은 신규개점 초기비용을 감안할 때 선전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김경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3월 들어서도 신세계는 작년 같은 때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3%와 7.9% 늘었다"며 "센텀시티 투자에 따른 초기비용 손실로 대규모 영업이익 적자가 예상됐지만 이를 뒤엎고 선전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센텀시티 영업이 정상화되면 이익 규모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증시 회복으로 삼성생명 지분과 자회사 자산 가치도 오르고 있어 신세계를 업종 탑픽으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슈퍼마켓 부문 진출 가능성도 호재로 꼽히고 있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은 슈퍼마켓 진출로 시장 전체적인 경쟁 심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경쟁력이고 이 점에서 신세계가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홍 연구원은 "관건은 언제 슈퍼마켓 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이느냐에 달렸다"며 "현재 상품구성과 물류시스템을 감안하면 신세계가 슈퍼마켓 사업을 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센텀시티 개점과 신세계마트 합병 효과가 단발로 끝날 것이라며 낮은 점수를 주는 쪽도 있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마트 합병 효과를 제외하면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2.2%에 불과하다"며 "이는 센텀시티 개점 부담과 할인점 매출 부진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세계마트 합병으로 지분법 평가이익이 줄어든 반면 차입금 증가로 이자비용은 늘었다"고 덧붙였다.
여영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백화점과 할인점 부문 실적호전은 센텀시티 개점과 신세계마트 합병 덕분이었다"며 "2분기 들어 반짝 효과가 사라지고 나면 실적개선 속도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 연구원은 "특히 할인점 경쟁 심화가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경기회복 역시 민간소비 주도가 아님을 고려하면 반등장에서 수익률 상회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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