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할까

2009-04-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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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추진해 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MSCI는 한국을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할 지 여부를 오는 6월까지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모건스탠리가 운용하는 MSCI 지수는 세계 펀드시장에서 국가별 투자 비중을 정할 때 지표로 삼는 벤치마크이다.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 반반=MSCI 선진국지수 편입 결정이 임박했지만 성사 가능성을 증권가는 반반으로 보고 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낙관할 만한 대목은 작년 9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가 한국 증시를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하기로 한 것이다. MSCI 지수와 구성이 거의 비슷한 FTSE가 한국 증시를 올해부터 선진국지수에 편입하기로 한 만큼 MSCI도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필요한 까다로운 요구 조건은 선진국지수 편입을 낙관만 할 수 없게 한다. 공식적인 조건은 △해외 원화 거래 자유화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폐지 △외국인 통합계좌 허용 △외국인 ID별 계좌이체 허용이다. 여기에 비공식적으로 MSCI는 코스피200에 대한 자유로운 사용까지 원하고 있다.

만약 MSCI가 코스피200을 자유롭게 사용할 경우 이를 활용한 선물이나 옵션상품을 해외 거래소에 상장할 가능성이 있어 당국은 이를 허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KRX) 관계자는 "MSCI가 코스피200을 활용한 파생상품을 해외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200 선물 거래가 크게 위축될 우려가 있어 허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모두 뚫고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이뤄진다면 증시에서 대형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곽병열 KB투자증권 연구원은 "FTSE에 이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한국 증시 대외신인도가 높아진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윤영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은 MSCI가 FTSE보다 더 크다"며 "MSCI 선진국지수 편입 후에 수조원 규모 해외자금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RX 공공기관 지정 걸림돌=MSCI 선진국지수 편입 결정에 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 증시를 선진국지수에 편입하기로 한 FTSE도 "마켓 퀄리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며 공기업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MSCI는 아직 민영 거래소를 선진국지수 편입 조건으로 제시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지정이 선진국지수 편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공공기관 형태로는 거래소가 독립적인 활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계 증권사도 정부 규제 강화가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SCI가 선진국지수 편입 결정에 앞서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인이 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점은 지수 편입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등록제 문제도 지수 편입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등록제는 외국인 투자에서 가장 큰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며 "문서 준비에 시간과 비용이 너무 들어 아예 투자를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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