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
지난해 들이닥친 글로벌 경기침체로 장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쌍용건설 인수 무산으로 불거진 사업다각화 문제는 경영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 2005년 휴대폰 부품업 진출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입, IT업체인 유일전자를 인수했지만 그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쌍용건설 M&A 실패도 건설경기의 급락을 간파하지 못한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동국제강은 현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을 둘러싸고 경영권의 배임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와 후계구도 정비를 위한 포석이라는 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또 미국산 철강제품만 사용해야 한다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s)'도 복병이다.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은 미 상무부의 반덤핑 연례재심 최종판정 결과 마진율이 7.96%로, 지난해 9월 예비판정 때(1.90%)보다 크게 높아졌다. 대미 수출에 피해를 입을 공산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올해 영업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초 조선용후판 가격 인하에 따른 올해 매출 감소분은 4000억원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은 후판가격을 인하 여파와 계속된 환율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조7000억원, 35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7.1%, 59.3%씩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도 "글로벌 수요 악화로 동국제강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를 각각 15.5%, 11.7% 하향 조정했다.
이같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장 회장은 미래 호황기를 대비한 공격적 투자로 불황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그는 올 신년사에서도 '큰 과일은 씨앗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먹지 않는다'는 석과불식(碩果不食)를 내세워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순발력과 뚝심의 리더십으로 온갖 풍파를 이겨낸 장 회장이 자신과 그룹을 둘러싼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업계의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