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홍보를 위한 홍보'중인 국토부

2009-04-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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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기존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합쳐진 조직이다. 제1차관이 주택토지실, 국토정책국 등 건설과 관련된 조직을 담당한다면 제2차관은 해양정책국, 물류항만실, 항공철도국 등 해양수산과 교통분야를 맡고 있다.

그 동안 언론의 관심은 제1차관이 담당하는 주택건설부문에 맞춰져 있었다. 부동산에 쏠린 국민들의 눈높이 때문이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그랬지만 특히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정책 보도의 쏠림 현상이 더 커졌다.

최근 해양수산과 교통관련 보도자료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 6주간의 국토부 보도자료를 분석해보면 2차관 관련 분야의 홍보량이 전체의 70%정도를 차지한다. 그 만큼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정부정책을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의 감시와 동의를 구하겠다는 자세는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을 지울수 없다. 홍보를 위한 홍보에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홍보 횟수를 늘리기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자료까지 만드는 일은 오히려 행정력 낭비다.

예컨데, 교통정책실 종합정책교통과에서 최근 배포한 '자가용 승용차 주행거리 조사결과' 자료에는 유럽이나 미국의 수동변속기 사용률이 높아 연료효율성이 좋다며 자동변속기 자동차가 전체의 96%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나온다.

수동변속기가 자동변속기 보다 연료 절감률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오히려 수동변속기 사용을 늘리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나 제도를 도입할 것인지, 또 수동변속기 사용에 따른 사용자(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등의 얘기가 있어야 맞다.

대국민 정책 홍보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의 양(量)보다 질(質)이 아닐까. 혹시나 조직 장(長)의 의지에 의해서 별 의미없는 내용까지 보도자료로 양산되고 있다면 더더욱 고민해볼 일이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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