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태국순방...'절반의 성공'

2009-04-1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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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대북제재 ‘3각 공조’ 원칙적 합의
신아시아 구상은 무산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맞춤형 경제협력 등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구체화하려 했으나 태국 현지의 격렬한 반정부시위로 실패했다. 다만 전날 열린 한중일 제2차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 북한에 강력한 목소리를 보내야 한다는 데 원칙적 합의를 이뤄냈다.

이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아소 다로 일본 총리 등 3국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단합되고 강력한 목소리를 조속히 보내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청와대 김은혜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3국 정상은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북한에 단합 되고 강력한 목소리를 조속히 보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형식과 문안은 유엔 안보리 실무자간 협의를 통해 확정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간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제재문제를 놓고 중국과 일본 간 큰 이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은 북한의 로켓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정면 위배한 만큼 강도 높은 추가제재 필요성을 강조해온 반면, 중국은 인공위성 발사라는 점을 들어 추가제재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이 가운데, 이 대통령은 중일 양국정상을 적극적으로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배석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회의 내내 중일 양국이 이견을 드러냈는데, 이 대통령은 이 문제는 3국이 같은 목소리를 내야지만 어떠한 형식이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원 총리가 “3국이 긴밀하게 소통해 곧 유엔을 통해 일치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동남아시아를 상대로 ‘맞춤형 경제협력’을 공고히 하려던 이 대통령의 목표는 좌절됐다. 이 대통령은 12일 동아시아 정상회의 참석 등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 잇따라 접촉할 예정이었으나 탁신 친나왓 전 태국종리를 지지하는 단체인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이 격렬한 시위를 벌여 결국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특히 11일에는 이 대통령과 원 총리의 숙소 두싯타니 호텔 주변에서도 시위를 벌여 두 정상이 한때 호텔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하는 위험한 상황도 연출됐다. 이에 따라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출은 오는 6월로 예정된 한ㆍ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 특별정상회의 때로 미뤄질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번 방문에서 이 대통령이 올해 초 천명한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구체화하려 했는데, 현지 상황으로 대부분 일정이 무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아피시트 웨차치와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녹색성장 등 협력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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