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盧전대통령, 반전카드 있나

2009-04-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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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사면초가에 몰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반전카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치적 고비마다 특유의 직설화법과 정면돌파로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대선 국면에서 장인의 좌익활동 전력에 대한 `색깔론' 시비를 놓고 "사랑하는 처를 버리라는 말이냐"는 한마디로 국면을 전환시켰고, 재임시에도 재신임과 대연정, 개헌론 카드 등을 던지며 상황 타개를 시도했다.

퇴임 후인 지난해 불거진 `쌀 직불금' 사태로 여권 일각에서 전 정부 책임론이 불거졌을 때에도 "직접 국정조사 증인으로 나가겠다"고 정면대응에 나섰다.

지역주의 타파를 내걸고 국민회의 후보로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996년 부산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지난 7일 자신의 `집사'격인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의 체포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저의 집(사람)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 국면 돌파를 시도했다.

대국민 사과에서 조카사위 연철호씨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간 500만달러 거래에 대해선 무관함을 강조한 것을 놓고 검찰 수사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노 전 대통령측은 9일 밤 정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에도 노 전 대통령의 공개 소명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진실되게 임하고 있다는 게 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며 "돈을 받은 부분에 대한 법적 평가는 남아 있지만 검찰과 일부 언론들의 부풀리기에 제동이 걸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조카사위 연씨가 체포되는 등 수세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에서 밝힌대로 검찰에 출두,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고 논리대결을 통해 검찰과 `한판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에서 추가 사실이 드러날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또 다시 공개 소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통념을 깬 파격카드를 꺼내들어온 스타일에 비춰 충격요법을 구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할테니 현 여권 실세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수사하라"며 검찰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면서 현 정권을 정면공격하는 반전 카드를 꺼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인 것.

심지어 여권 핵심 인사에 대한 비리를 전격 공개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인 최 진 고려대 연구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단순한 승부사가 아니라 퇴로를 차단하고 일전을 벌이는 검투사 스타일"이라며 "자신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가해오는 상황에서 제2, 3의 반격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검찰을 상대로 한 싸움이라기보다는 현 상황을 이명박 대통령의 `보복정치'로 공격하면서 감성적 바람몰이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 정치컨설턴트는 "정직하게 임하는 것 이외에 무엇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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