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탄 강남은 '기(氣) 싸움중'

2009-04-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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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호가가 2억~3억원이 올랐어요. 하지만 실물경기 위축으로 매수세가 뒤따르지 않으니까 앞날을 예측하긴 어려운 상황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지난해 말처럼 가격이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부동산 밀집상가에서 만난 대운공인 관계자의 말이다.
 
부동산 시장이 봄바람이 불고있다. 그동안 잇따른 재건축 규제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였던 강남 재건축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24주 만에 3.3㎡당 3000만원선을 회복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매도-매수자간 분위기도 반전됐다. 한달 전만해도 급매물이 다시 나오면서 매도자들이 전전긍긍했던 것과는 달리 여유를 찾고 있다. 반면 매수자들은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시세보다 싼 급매물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마디로 가격을 더 받겠다는 매도자와 기다리면 내려가겠지하는 매수자간의 기(氣)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형국이다.

서초구 반포동 한신아파트 115.5㎡의 시세는 8억6000만원. 지난 달 중순까지만 해도 7억2000만원에 불과했었다. 이처럼 이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한달새 1억~1억5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매수문의도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한달간 이 지역에서 거래된 매매건수는 10여건. 가장 최근에 거래가 성사됐다는 한신아파트 115.5㎡는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미 재건축이 완료된 반포 자이와 래미안 역시 호가 및 실거래가가 치솟고 있다. 래미안 112.2㎡는 현재 11억8000만~12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고, 자이 115.5㎡는 12억9000만~13억원대에서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대운부동산 대표는 "호가가 치솟고 있는데도 사려는 사람이 나타나자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자신이 원하는 가격대를 요구하곤 한다"며 "지난주 토요일부터 매수자들의 발길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의 최대 수혜지인 송파 잠실5단지도 비슷하다. 다만 급매물 위주로 거래건수는 많지 않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의행 좋은사람공인 대표는 "현재 5단지의 경우 지난해 12월 대비 2억~3억원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며 "하지만 오른 가격대에서의 거래는 그리 많지 않다"고 전했다.
 
신경희 부동산뱅크 리서치팀장은 "강남 재건축 시장은 재건축 완화 수혜단지 기대감이 선반영돼 금융위기 이전 가격으로 회귀했지만 아직은 회복단계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처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바닥은 이미 지난해 말에 찍었다고 보지만 매수세가 얼마나 따라주느냐에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느냐가 달려 있다"며 "규제완화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으로 강남 부동산 가격이 너무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향후 가격이 일정부분 빠질 수는 있지만 현재는 '숨고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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