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안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중자금이 고금리 자산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처가 실종된 상황서 은행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몰리며 부동화하던 자금들이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2월 대비 5조2000억원 감소했다. 은행 수신은 올해 1월 5조5000억원 줄었다가 2월 들어 20조6000억원 급증했었다.
한은은 정기예금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금리 경쟁력이 뒤쳐진 데다 2월말 휴일로 3월초 결제자금이 빠지며 은행 수신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2월에는 11조4000억원 늘었지만 지난달에는 3조원이 줄었다. 시중 부동 자금을 빨아들이던 MMF 수신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주 원인이다.
1월과 2월 각각 18조5000억원, 2월 14조8000억원 순유입이 늘어난 MMF는 3월 들어 3조7000억원 순유출됐다. 반면 주식형펀드는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2월 1조1000억원 감소에서 3월 1조5000억원 증가로 상승반전 했다.
한은 관계자는 "그동안 MMF에 집중됐던 단기 대기성 자금이 증권사 특정금전신탁(2조5000억원 증가), 환매조건부(RP)채권(1조7000억원 증가) 등 다른 단기금융상품과 주식 및 회사채, 서민금융기관의 고금리 예금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3일 자산운용사들이 시중자금 단기화를 완화하기 위해 MMF의 수탁액 규모를 3개월간 점진적으로 줄여 50조원 미만으로 유지하기로 결의한 점 등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신용보증 확대로 2월 2조8000억 원에서 3월 3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기업의 부채비율 관리와 회사채 발행 호조 등으로 1조3000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대출 규제 완화 영향으로 전달 2조8000억원에서 3월 1조9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편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2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광의통화(M2.평잔)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4%가 늘어나면서 전달의 12.0% 대비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다. M2 증가율은 지난해 5월 15.8%에서 9개월 연속 둔화세를 잇고 있다. 한은은 3월에도 11% 안팎까지 낮아질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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