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S시장, '빅뱅' 온다

2009-04-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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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DA, 시장 표준화 기준 마련

   
 
CDS시장 규모(1000억 달러·출처: FT)
신용부도스와프(CDS)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글로벌 신용 파생상품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국제스왑 및 파생상품협회(ISDA)가 CDS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규약을 발표했고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을 포함한 1500여개 회원사들이 이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CDS는 기업의 부도로 채권 투자자가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한 보험적 성격의 신용파생상품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CDS로 대표되는 신용파생상품시장은 위험성이 높고 거래 과정이 불투명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을 마비시킨 주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새 규약은 채무 기업이 파산할 때 각국 시장마다 상이한 CDS 계약 과정을 통일해 시장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또 거래별 쿠폰(채권 약정금리)에 대해 고정금리제도를 도입해 시장을 표준화했다고 FT는 설명했다.

또 CDS 거래시 중앙 집중 시스템을 도입해 거래 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런던국제거래소(ICE)는 다른 금융기관들과 함께 단일 청산시스템을 도입해 60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청산했다. 거래상대방 위험이란 채권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CDS 계약을 파기해 채권자나 은행이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새 규약은 또 불필요한 CDS 계약을 폐기할 수 있도록 해 거래 당사자간 손실을 상쇄할 수 있게 했다. 파생상품 운용사인 트리옵티마에 따르면 올 1분기 5조5000억 달러 규모의 중복 CDS 계약이 취소됐다. 이로 인해 CDS시장 규모는 18개월 전의 절반에 못 미치는 30조 달러 미만으로 줄었다.

ISDA는 새 규약이 CDS시장의 '빅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SDA는 특히 이번 조치로 신용파생상품 거래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따른 CDS 투자 리스크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버트 피켈 ISDA 대표는 "규제 강화를 통해 파생상품에 대한 업계의 개혁의지를 보여줬다"며 "거래 투명성 강화로 CDS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엘빙톤 크레딧사이트 수석전략가도 "'빅뱅 규약'은 중앙청산기관(CCP)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CCP에서의 거래가 활발해 질 것"이라며 "개별 거래에 대한 정보가 중앙기관을 통해 드러나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현장 딜러들이 거래마진과 이익을 높이기 위해 시장의 거래 과정을 감추려 한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헤지펀드인 블루마운틴캐피탈이 추진했던 시장 개혁안은 딜러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무산된 바 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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