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한 해외 대형 공사가 잇달아 취소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63억6000만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제4정유공장 신설 공사 수주 취소라는 아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중동은 물론, 러시아에서까지 공사 계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국영기업인 나킬(Nakheel)로부터 수주한 팜 주메이라 빌리지 센터 공사가 계약 취소됐다고 3일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두바이의 투자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부동산개발업체인 나킬사가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 사업을 전격적으로 취소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작년 말 단독으로 수주한 이 공사는 두바이의 인공섬 중 하나인 팜 주메이라 입구에 47층 높이의 타워형 주상복합 아파트 2개동과 쇼핑몰 백화점 극장 등을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건설 연면적만 60만1675㎡(18만2000평)에 달한다. 공사금액이 1조3831억원으로 삼성물산의 최근 매출액의 11.7%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규모다.
GS건설도 러시아 중동부 타타르스탄에서 수주한 4억달러(5338억원) 규모의 정유공장 건설공사가 취소됐다고 2일 밝혔다. 이 사업은 총 9억달러 규모의 공사로 이 가운데 GS건설 지분은 4억달러다.
이에 앞서 지난달 중순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NPC)는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SK건설 등 4개 업체가 작년 5월 수주한 63억8000만달러(약 8조5141억원) 규모의 플랜트 공사 계약을 취소했다. KNPC의 발주 취소 이후 보름새 취소된 금액만 78억4000만달러(약 10조4310억원)에 달한다.
올들어 3일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84억638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나 줄어든 상황이다. 신규 수주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수주 취소 사태가 이어질 경우 해외건설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던 국내 건설사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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