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270선 돌파… 더 오를까

2009-04-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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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반년만에 1270선 위로 올라서면서 향후 상승 여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3.61포인트(3.54%) 뛴 1276.97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15일 1340.28 이후 6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증가에 따른 원ㆍ달러 환율 급락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303억원과 4744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단기 급등하면서 차익실현에 대한 부담도 커졌지만 일시적인 조정이 있더라도 재상승할 것이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우리투자증권은 2분기 코스피 목표지수를 1490선으로 제시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경기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융시장도 유동성 랠리에서 벗어나 펀더멘털 개선에 근거한 실적 장세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면서 경기저점이 가시권에 들어 왔다는 이야기다.

거의 같은 이유로 다른 증권사도 이달 코스피 목표지수를 1350선 안팎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무역수지가 월 단위로 사상 최고인 4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2월 광공업생산도 5개월 만에 급락행진을 멈췄다. 경기선행지수는 15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사상 최대로 불어났던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이날까지 10거래일만에 5조원 가량 감소했고 고객예탁금은 200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3조원을 넘어섰다.

증시로 부동자금이 이동하면서 강세론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1분기 기업실적을 포함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 여전하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1분기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되거나 일부 개선된 경제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로 이어지지 않으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급등했던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부 경제지표가 전월 대비로는 개선됐지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악화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반등 기간 역시 짧아 추세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실적 확인에 대한 욕구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기업실적 전망치가 다시 하향조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1분기 실적발표 시즌까지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전 가능성을 보이는 경제지표와 달리 기업이익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업이익은 물론 현금흐름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 순식간에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도 증시에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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